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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안면인식'으로 시위대 잡는 홍콩…서초동·광화문, 마스크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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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희석 기자
  • 김수현 기자
  • 박효주 기자
  • 이동우 기자
  • 정경훈 기자
  • 조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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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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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인식의 두얼굴](종합)

[편집자주] 넉달째 시위가 이어지는 홍콩의 시위대에겐 마스크가 필수다. 당국은 5일부터 복면금지법까지 시행했다. 감시카메라만 2억대가 넘는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 시위대에겐 더 크다.  AI가 읽어들여 토해내는 빅브라더의 그림자, 홍콩만의 이야기일까.


홍콩시위대, 그들은 왜 복면을 쓰나


①홍콩 시위대, 신원 노출 피해 마스크 착용
홍콩 정부, 긴급법 발동 복면금지법 시행
중국, 2억대 CCTV 통해 '디지털 감옥' 구축
미국선 사생활 침해 우려 등으로 사용 금지

홍콩 정부의 복면금지법 시행에 반발해 마스크와 방독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시위에 나선 홍콩 시민들. /사진=AFP
홍콩 정부의 복면금지법 시행에 반발해 마스크와 방독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시위에 나선 홍콩 시민들. /사진=AFP

넉 달째 계속되는 홍콩의 반(反)정부 시위에서 시위대가 필수로 챙기는 물품이 두 개 있다. 마스크(혹은 방독면)와 우산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경찰 카메라나 거리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얼굴이 찍히지 않기 위함이다. 얼굴이 노출되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안면인식 기술이 몇 초 만에 시위 참가자의 신원을 확인해 경찰에 통보할 수 있다. 마스크 없이 시위에 나섰다가는 즉시 체포될 수 있는 것이다.

홍콩 정부가 시위를 막기 위해 꺼내 든 카드도 '복면금지법'이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4일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계엄령이나 마찬가지인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를 발동해 시위대의 복면 착용을 전면 금지했다. 일반 시민이라도 공공장소에서 경찰이 요구하면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최대 징역 1년형에 처해진다. 홍콩 시민들은 "과거 식민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시민들은 정부 조처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스크와 가면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시내 곳곳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안면인식을 막기 위해 CCTV나 스마트 가로등을 부수거나 페인트를 칠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가이 포크스(영국 의회를 폭파시키려 했던 인물로 저항의 의미를 담고 있다)' 가면을 쓰거나,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홍콩 시민들이 정부 방침을 비웃듯 거리를 행진했다"면서 "시위대의 규모와 다양성은 (복면금지법 등) 위험에도 민주화 요구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교통법규 단속을 명분으로 중국 상하이의 한 도로에 설치된 안면인식 시스템 앞을 교통경찰이 지나고 있다. /사진=AFP
교통법규 단속을 명분으로 중국 상하이의 한 도로에 설치된 안면인식 시스템 앞을 교통경찰이 지나고 있다. /사진=AFP

◇'디지털 감옥' 구축한 중국=시민을 감시하는 홍콩 정부 뒤에는 세계 최대·최고 수준의 감시망을 구축한 중국이 있다. 중국 정부는 '하늘의 그물'이라는 뜻을 가진 톈왕(天網)이라는 범죄 용의자 추적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약 2억대의 CCTV를 통해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또한 공안부 주도로 안면인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인데, 13억 중국인 누구의 얼굴이라도 3초 안에 90%의 정확도로 식별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에는 홍콩 유명가수 겸 배우인 장쉐여우(張學友)의 중국 콘서트에서 수십 명이 체포돼 화제가 됐다. 수배범이 콘서트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가 행사장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의 안면인식 시스템에 걸린 것이다. 중국은 또 현재 모든 공항과 기차역 등에서 안면인식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오는 12월 1일부터는 모든 이동통신과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의 안면 정보를 요구할 계획이다. 중국에서 휴대폰이나 인터넷 서비스를 쓰려면 먼저 자신의 얼굴 정보부터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종차별·사생활 침해·빅 브라더 우려 커져=중국과는 반대로 서구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이 가진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범죄 예방 등 긍정적인 효과보다 사생활 침해, 국가권력의 통제 강화 등 부작용이 더 크다는 우려에서다. 올해 5월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는 미국 최초로 경찰의 휴대용 카메라를 통한 안면인식 시스템 사용을 금지했다. 이후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비슷한 내용의 법을 통과시켰으며, 오레곤과 뉴햄프셔 등 다른 주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영국에서도 경찰의 안면인식 기술사용이 논란이다. 영국 경찰은 2015년 6월 런던과 사우스웨일스 등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했는데, 범죄 용의자가 아닌 일반 시민의 얼굴 데이터를 무작위로 수집해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피부색이 짙을수록 범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등 인종차별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면인식에 저항하라'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 영국 인권그룹 리버티(Liberty)는 "거리에 설치된 수많은 카메라가 시민들 모르게 생체정보를 빼가고 있다"면서 "누군가 카메라를 통해 감시하고, 얼굴 정보를 모은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의 행동을 제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희석 기자



중국의 안면인식기술, 왜 세계 최고인가


②中, 2022년까지 감시카메라 6억2600만대로 늘릴 예정…시민들도 사생활 침해 악용 우려 그리 높지 않아

중국에서는 무단횡단 등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하기 위해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에서는 무단횡단 등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하기 위해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사진=AFP

무단횡단을 한 후 5분 정도 지나자 주머니 속 휴대전화에선 알림음이 울린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벌금 30위안(약 5000원)이 부과될 것이라는 문자메시지다. 도로 위에 설치된 LED 전광판에는 무단횡단을 한 사람의 이름과 신분증 번호 일부가 노출된다. 24시간 작동하는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해 법규 위반자의 신분을 확인하는 것이다.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에서 안면인식 기술은 무단횡단뿐 아니라 불법 주차, 안전벨트 미착용 등 교통법규 위반을 잡아내는 일부터 공공장소에서 웃통을 벗고 돌아다니는 이른바 '베이징 비키니' 단속에까지 사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를 위해 중국 내 설치된 감시카메라의 개수는 현재 2억대가 넘는다.

중국 정부는 세계 최대의 감시 네트워크인 '스카이넷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는 4억대 이상의 감시카메라가 실시간으로 돌아가면서 신원을 파악하고 범죄자를 추적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영국 IT 전문 컨설팅 업체 컴패리테크는 2022년까지 중국 내 감시카메라가 총 6억26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국 인구 2명당 1대 꼴이다.

/사진=AFP
/사진=AFP
지금도 세계에서 감시카메라가 가장 많은 도시 10곳 중 8곳은 이미 중국에 있다. 1위에 오른 중국 충칭은 인구 1000명당 168.03대로, 서울보다 감시카메라 밀도가 44배 이상 높다. 기술도 선두에 서 있다. 막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감시카메라 제조업체로 부상한 하이크비전은 "얼굴이나 신체 특징, 걸음걸이로 어디서나 사람들을 추적하는 것이 가능하며 갑자기 뛰는 사람이나 군중집회처럼 비정상적인 활동도 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중국은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해에 대한 문제의식이 아직 그리 높지 않다. 충칭에서 택시를 모는 우푸춘씨(33)는 SCMP에 "거리에 감시카메라가 많은 게 더 좋다.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교통사고나 범죄도 줄어든다"고 밝혔다. 그는 "승객이 가방을 택시에 놓고 가도 감시카메라 영상을 통해 몇 시간 안에 다시 가방을 찾을 수 있다"며 "여러모로 유용하다"고 말했다. 송환법 반대, 복면금지법, 사실상의 계엄령으로 연일 시위가 격화되는 홍콩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안면인식 결제 방식도 이미 보편화한 편이다.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어플리케이션인 알리페이에 들어가 얼굴 사진을 등록하면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기기 앞에 서 있기만 해도 10초만에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 지난달 베이징에 있는 모든 KFC 매장에도 안면인식 결제 방식이 도입됐다. 업체 입장에선 고객 흐름을 분석할 수 있고 실제 판매 전환율 등도 분석할 수 있다.

지난달 말 베이징 남부에 문을 연 다싱 국제공항은 안면인식 탑승 수속을 통해 신분 확인 과정을 간소화했다. 지난달 15일부터 중국 공항 200여 곳에서 승객들은 신분증 없이 안면 인식만으로 체크인할 수 있다. 광둥성 선전과 광저우에서는 지하철 출입구에도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안면인식 시스템에 대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중국 교육부의 '스마트캠퍼스' 사업의 일환으로 감시카메라가 대학에까지 들어오자 학생들은 반발했다. 장쑤성 난징 중국약과대 측은 지난달 강의실에 감시카메라를 도입하면서 "출석 체크는 물론이고 학생이 제대로 수업을 듣는지, 머리를 드는지 숙이는지,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지, 눈 감고 조는지 모두 이 시스템의 눈을 피해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학생들은 "학교가 아니라 지옥이 됐다"며 항의했다.

한편 국제사회는 중국 당국이 안면인식 기술로 신장 위구르 지역에 있는 이슬람 신도 1130만명에 대한 감시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인권 탄압 문제를 지적해왔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는 세계에서 14번째로 감시카메라가 많은 도시다.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지부 연구원 패트릭 푼은 "신장이나 티벳의 도시들은 훨씬 더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지만 당국이 아닌 독립적인 연구원들은 그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현 기자



‘찍히면 잡힌다’…안면인식 기술 어디까지


③눈,코, 입 등 얼굴 고유 특징 뽑아 신원 확인…AI 딥러닝 기술 결합할 경우 특정인 자동추적 가능

/사진제공=픽사베이
/사진제공=픽사베이

홍콩 정부의 ' 복면 금지법' 시행과 맞물려 안면 인식 기술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시위 참여자들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건 주동자와 적극적 참여자들의 신원을 파악하겠다는 속셈 아니냐며 시위대는 반발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수많은 군중 속 특정인들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을까. 이때 활용되는 게 안면 인식 시스템이다. 최신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하면 특정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카메라가 능동적으로 추적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전언이다.

◇'이목구비'가 신분증, 얼굴인식이란=안면인식은 사진이나 동영상에서 사람의 얼굴 생김새를 인식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생체인식 기술이다.

눈, 코, 귀, 입의 모양과 크기, 여기에 눈과 눈썹, 코와 입 사이의 거리, 간격 등이 특징을 잡아 구별하는 방식이다. 얼굴의 대칭적 구도, 생김새, 머리카락·눈동자 색상, 얼굴 근육의 움직임 데이터도 축출한다. 이렇게 나온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된 사진과 대조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안경, 모자 등으로 이목구비를 가리거나 얼굴각도, 조명, 표정 변화 시 판별이 쉽지 않다는 게 이 기술의 단점이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무용지물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카메라의 해상도도 영향을 미친다. 카메라 해상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보다 쉽게 인식 정확도가 높아진다.

안면인식 기술은 과거 건물 출입 통제 용도에서 지금은 여권, 신용카드 등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본인 인증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범죄 용의자나 우범지대에서 특정인의 신원을 추적하는 용도로도 활용된다.

본인 확인 수단으로 스마트폰에도 적용된다. 스마트폰에서 초기 얼굴인식 기능은 사진 비교 방식으로 잠금 해제 기능에만 활용됐지만, 지금은 사용자의 얼굴을 3D(3차원) 스캔해 더욱더 높은 보안을 요구하는 금융 결제나 본인 확인 수단으로까지 쓰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 아이폰이 '페이스ID'라는 안면인식 기술을 탑재했으며, 구글도 이달 공개할 새 스마트폰 '픽셀4'에 새로운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MT리포트] '안면인식'으로 시위대 잡는 홍콩…서초동·광화문, 마스크 써야?

◇AI 기술과 결합 "측면 봐도 정면 알 수 있다…얼굴인식 어디까지?=안면인식 기술이 최근에는 AI(인공지능)와 결합해 강력한 생체 인식 기술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이 경우 단순 신원 확인 수단을 넘어 CCTV(폐쇄회로 텔레비전) 등 공공 카메라를 통해 특정인의 행적을 자동으로 추적하는 수준까지 진화했다는 것이 업계의 귀띔이다.

실제 지난해 5월 중국에선 AI와 결합한 CCTV를 통해 콘서트 현장에서 공안이 경제 범죄 수배범을 검거했다. 당시 현장에는 5만 명의 콘서트 관객들이 몰렸지만, 출입구 CCTV에 얼굴이 찍히고 실시간으로 수배자로 확인된 후 공안의 추적을 받았다. AI 딥러닝 기술 덕분이다.

AI 기술로 단점이었던 인식 오차율이 0%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얼굴 각도에 따른 변화 감지하기 위해 축적된 사람 얼굴의 정면, 측면 데이터를 AI에 입력하면 스스로 학습한다. 이를 통해 측면 얼굴이 촬영돼도 정면 얼굴을 유추해낼 수 있다.

등록된 사람을 인증할 때마다 얼굴의 미세한 변화를 학습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얼굴의 일시적인 붓기나 이마에 주름이 생겨도 얼굴 속 특징을 찾아낸다. 성형수술이나 사고로 얼굴 전체가 바뀌지 않는 한 얼굴을 알아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얼굴인식 기술이 AI와 결합하면서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가령, 시사회 참석자들의 연령, 성별, 감정 상태를 실사한 카메라가 파악해 영화 흥행도를 예측할 수도 있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는 국내 얼굴인식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9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AMI는 세계 생체인증 시장 규모가 2020년 333억 달러(약 39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T리포트] '안면인식'으로 시위대 잡는 홍콩…서초동·광화문, 마스크 써야?


박효주 기자



수사 '효자 노릇'하는 CCTV…안면인식은 언제?


④CCTV 활용 범인 검거 2014년 비해 20배 상승, 사생활 침해 등 인권 문제 맞물려

[MT리포트] '안면인식'으로 시위대 잡는 홍콩…서초동·광화문, 마스크 써야?

홍콩 '복면 금지법' 반대 시위에서 보듯이 중국은 수사에 안면인식 CCTV(폐쇄회로화면) 영상을 적극 활용한다. 국가가 국민을 감시하는 이른바 현실판 '빅 브라더'다. 우리나라는 사정이 좀 다르다. CCTV 도입 초기부터 사생활 침해 우려를 빚었던 만큼 관련 논의는 수면 아래 머물러 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범죄 수사에 안면인식 기술이 도입된 CCTV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 내부적으로 안면인식 CCTV를 수사에 활용하려는 논의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안면인식 여부를 떠나 CCTV는 사생활 등 인권과 밀접하게 맞닿은 예민한 소재다. CCTV가 본격 도입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나왔다. 정보·수사기관의 불법적 민간인 사찰에 악용될 여지가 있어서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도 범죄 예방 및 수사에 필요한 경우로 한정해 공공장소에서의 CCTV 운영을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범죄 예방 등을 위한 안면인식 CCTV 도입 논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안면인식 기술을 CCTV 등에 실용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회적 신뢰가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이유로 지난 5월부터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도 경찰 등 행정기관의 안면인식 기술 사용을 금지했다. 유례없는 추적 권한이 국민의 일상을 침범하며 건전한 민주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경찰은 동선, 옷차림 등 CCTV에서 확인 가능한 정보를 적극활용해 범죄에 맞서고 있다. 2014년 이후 CCTV를 활용한 실시간 범인 검거 건수는 지난해 3만1142건으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수배자 2286명을 검거하고, 도난차량 353대도 회수했다.

4일 홍콩 도심에서 한 시위자가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거리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홍콩 정부는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5일 0시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 사진=뉴시스(AP)
4일 홍콩 도심에서 한 시위자가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거리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홍콩 정부는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5일 0시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 사진=뉴시스(AP)

일상에서도 지갑이나 휴대폰을 카페 테이블에 올려둔 채 화장실에 다녀오는 등 안전한 사회 분위기 형성에 일조했다. 일선 형사는 "사건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주변 CCTV를 확보해 옷차림, 걸음걸이, 동선 등을 분석한다"며 "거미줄처럼 얽힌 CCTV를 따라가다 보면 용의자는 대부분 수일 내에 잡힌다"고 말했다.

이어 "CCTV 때문에 편의점 털이 같은 단순 강도는 멸종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사 외 분야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경찰은 관계부처와 함께 실종 아동이나 치매환자, 지적장애인 등의 안전 귀가를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안면인식은 물론 이동 경로 예측, 나이 변화 인지 등 종합적으로 정보를 인식해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전문가들은 발전된 기술의 효과적인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안면인식 CCTV는 '상황적 범죄 예방 모델' 역할을 하며 범행 통제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며 "사생활 침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개인정보법 등을 개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동우 기자, 정경훈 기자



'안면인식' 기술로 시위대 잡는 홍콩…서초동·광화문, 마스크 써야?



⑤한국에선 안면인식 등 생체정보 법적규율 없어…보호 및 활용 법안 국회 계류중

[MT리포트] '안면인식'으로 시위대 잡는 홍콩…서초동·광화문, 마스크 써야?
최근 홍콩 반중(反中) 시위에서 얼굴을 숨긴 마스크 시위대가 등장해 관심이 높아진 안면인식 기술은 국내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로 국회는 이용 규정을 명확히하고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들을 심의 중이다.

공항과 항공사가 행정기관이 보유한 생체정보를 활용해 탑승객 본인확인을 할 수 있도록 한 법안도 계류 중이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생체정보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정보보호법에서 개인정보 범주에 '지문, 홍채, 음성, 필적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행동적 특징에 관한 바이오정보'로 포함돼 있다. 2005년 정보통신부가 제정한 '바이오 정보보호 가이드라인' 외에 별도의 법적 규율이 없다.


생체정보는 변경이 불가능한 고유불변성과 휴대가 필요없는 편리성으로 개인식별과 신원확인 수단으로서 활용이 확산됐다. 특히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활용 확산과 핀테크(Fin-Tech) 산업 발전 등으로 활용범위가 확대됐다.

그러나 생체정보가 유출될 경우 정보주체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가능성이 높고, 피해 규모가 막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국회 계류 중인 관련법 개정안 중에는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있다. 구체적으로 △생체정보의 정의규정 신설 △암호화 등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 명시 △개인정보처리자의 종업원 수 및 매출액 규모 등을 고려한 안전 조치 기준 규정 등의 내용을 담았다.

'강효상 안'은 생체정보의 원본정보를 보관해야 하는 경우에는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등 정보주체 식별 개인정보와 분리 △특징정보 생성 후 복구·재생할 수 없도록 파기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강 의원은 이처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두텁게 보장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이용촉진·정보보호법 개정안도 대표발의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도 강효상 안과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내놨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생체정보를 현행법상 '민감정보' 중 하나로 명시해 그 처리를 엄격히 규율하도록 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3조와 이 법 시행령 제18조에선 민감정보의 범위를 사상·신념, 노동조합·정당의 가입·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와 그 밖에 정보주체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로 규정했다.

'이찬열 안'은 시행령상 규정된 개인정보 영향평가 대상인 '5만명 이상의 정보주체에 관한 민감정보의 처리가 수반되는 개인정보파일'을 상향입법해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공공기기관 외의 개인정보처리자도 개인정보 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항과 항공사가 경찰청과 법무부 등 행정기관이 보유한 생체정보를 활용해 탑승객 본인확인을 할 수 있게 한 항공보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강 의원은 "공항과 항공사가 탑승객의 동의를 받아 생체정보를 수집·관리하며 활용하는 데에는 이용객 증가로 한계가 있고, 항공보안 관리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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