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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억울" 8차사건 윤모씨, 항소심때 국선변호인 도움 못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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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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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0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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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옥살이 윤씨 항소이유서에서 무죄 주장한 것과 달리...변호인은 범행 인정 취지로 작성

화성연쇄살인사건용의자 이춘재 고교졸업 사진 [한국일보제공] / 사진제공=한국일보제공
화성연쇄살인사건용의자 이춘재 고교졸업 사진 [한국일보제공] / 사진제공=한국일보제공
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56)가 모방 범죄로 결론 난 8차 사건을 자백한 가운데 이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옥살이를 한 윤모씨(52)가 당시 제대로 된 법적 조력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7차 사건까지 발생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사건 모방범죄 재판에서조차 피고인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춘재의 자백이 사실로 드러나면 당시 사법시스템의 구멍이 재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씨는 1990년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항소했으나 정작 결심공판 때 국선변호사가 나타나지 않는 등 법적 조력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통상 검사가 재판부에 형량을 요청하는 결심공판 때 변호인이 출석해 최후변론을 한다.

윤씨 결심공판에 출석한 나형수 변호사는 "결심공판 때 원 변호인이 나타나지 않아 갑자기 부탁을 받고 법정에 섰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변호사는 "윤씨와 대화하거나 변론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며 "때문에 특이한 사건임에도 기억에 남는 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8차 사건은 7차 사건 이후 9일만 인 1988년 9월16일 화성 태안읍 진안리 박모양(당시 13세) 집에서 박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박양 오빠의 지인이었던 윤씨가 범인으로 지목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대법원까지 상소했으나 형을 확정받았다. 이후 윤씨는 20년간 복역하다가 감형받아 2010년 출소했다. 윤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내가 하지 않았다. 억울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 항소심 판결문을 보면 국선변호인은 무죄를 주장하는 윤씨 주장과 다른 취지로 항소이유서가 작성돼 있다. 항소심 판결에는 항소이유 요지가 두 가지로 분리돼 있다. 하나는 윤씨 본인이 사건발생 시각 자신의 방에서 지인과 잠을 자고 있었으나 경찰로부터 고문을 당해 허위로 자백했다는 내용이다.

반면 국선 변호인은 윤씨가 범행은 인정하되 초범이고 소아마비로 인한 열등감에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이라는 취지로 양형부당을 주장했다.

대법원 상고심도 국선변호인이 상고이유서를 맡았다. 당시 상고이유서를 작성한 이돈희 변호사는 "국선변호인이 상고이유서를 배정받으면 기일 내 작성하게 돼 있다"며 "(내가) 사선변호인도 아니었고 윤씨가 따로 변호인 접견을 요청하지 않아 대면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1·2심 수사기록을 살피고 1심 항소이유서의 윤씨 주장을 토대로 상고이유서를 작성했는데 체모 등 증거를 이유로 기각됐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사건이 오래돼 기억이 없다"며 "상고이유서를 작성할 때도 화성 연쇄살인사건 모방사건이라는 등의 정보를 들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피해자 살해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혈액형은 B형이고 중금속인 티타늄(13.7ppm)이 다량 검출됐다는 결과를 받았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농기계 수리공으로 일하던 윤씨를 범인으로 판단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화성 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 관계자는 "혈액형은 수사 기록상에 많이 나와 있으나 시료 등이 오염됐거나 감정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B형이) 범인 혈액형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기에 명확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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