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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100일]한일 경제전쟁 100일…째깍대는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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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최우영 기자
  • 2019.10.0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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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11~12월 소재·부품 공급 차질 따른 경제 악영향 가시화 예상…민간부문서 양국 관계 회복 물꼬 터야

[편집자주]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로 시작된 '한일 경제전쟁'이 오는 11일 100일째를 맞는다.  보이콧 재팬, 지소미아 종료 등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치가 이어지면서 두 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 승자 없는 한일 경제전쟁, 탈출구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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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지난 7월4일 일본은 한국으로 향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 수출심사를 강화하는 것으로 경제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아베 정부는 한국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기업의 보상 판결을 내린데 대한 보복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이후 일본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수출간소화 우대국) 지위를 박탈하는 등 보복 수위를 높였다. 한국도 대응에 나섰다. 백색국가 제외와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등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근에는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수 문제 등으르 거론하며 국제적인 여론 압박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

문제는 양국간 경색된 관계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들은 소재 공급 '불확실성'이라는 폭탄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다. 당장 다음달부터 소재·부품 재고 소진이 본격화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규제 이후 정부는 부랴부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부 고순도 불화수소 등에서 국산화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수십년 이어진 일본 기업들의 노하우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3대 품목보다 더 큰 문제는 공작기계, 철강 등의 분야"라며 "비축해놓은 재고가 부족한 상태에서 당장 국산화해 일본 제품을 따라갈 수는 없다"고 바라봤다.

아직까지 일본의 규제가 한국 경제에 미친 악영향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비 0.5% 늘어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 역시 3.9% 늘었다. 설비투자 역시 1.9% 늘었다. 지난달 수출은 447억1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1.7% 줄었지만 이는 일본의 영향이라기보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와 단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

앞으로도 일본 수출 규제의 영향이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아직 일본의 규제로 인한 실질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교수는 "반도체 소재 규제 당시 국내 기업들이 3개월치 재고를 갖고 있었다"며 "재고가 떨어지는 시점이 돌아오는 11~12월에는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전쟁의 피해는 일본에도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한국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노노 재팬'은 한국 여행객 의존도가 높았던 일본 지역 소도시들의 숨통을 끊어놓을 기세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7~8월 한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일본의 생산유발 감소 규모가 3500억원을 넘어섰다. 한국 감소액의 9배에 달한다. 8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30만8700명으로 1년 새 반토막으로 줄었다. 일본 소도시들은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을 요청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한국 수출길이 막힌 일본 기업들도 고통 받기는 매한가지다. 한국 수출이 가로막힌 일본의 소재·부품 기업은 한국기업과의 관계가 영영 끊어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 교수는 "일본이 내수중심 경제라 하지만 지난 5년간 가계 소비가 1000억엔 줄어들 정도로 시장이 줄어들고 있다"며 "결국 일본 역시 수출을 늘려야하는 상황에서 지금의 규제는 자해행위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결국 정치논리로 시작된 수출 규제가 한일 양국의 국민과 기업들 모두를 피해자로 만든 셈이다. 이 때문에 경색된 양국 관계를 풀어낼 주체는 정치권이 아니라 실질적 피해자인 양국 민간부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태윤 교수는 "양국 중 어느 나라의 피해가 더 크다는 관점보다는 둘 다 피해를 입는다고 이해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에는 지금처럼 문제 제기를 하되 함께 피해를 입고 있는 일본의 기업이나 민간부문에 대한 적대감은 지양하면서 일본 내에서 한국과의 관계 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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