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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멧돼지를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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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2019.10.10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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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를 잡아야 한다.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발생원으로 북한에서 내려온 멧돼지가 지목됐다. 실제로 지난 2일 경기 연천군 DMZ(비무장지대)에서 발견된 멧돼지 사체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발견됨으로써 이런 가설이 사실로 드러났다. 여기에 6일에는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 멧돼지가 나타났고, 7일에는 경기 용인시 아파트단지에서 멧돼지가 휘젓고 다니다가 사살됐다. ‘멧돼지의 난’이라고 부를만한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멧돼지가 넘쳐나고 있다. 2016년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전국 멧돼지 개체수는 45만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2011년 35만마리로 추산한 것과 비교해보면 10만마리가 증가한 것이다. 태어난 지 2년이 지나면 번식에 나서고, 한 번 출산할 때 3~10마리의 새끼를 낳는 멧돼지 특성상 번식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멧돼지를 먹이로 삼는 포식자의 멸종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추진돼온 ‘밀렵단속 강화’, 그리고 ‘수렵장 협소화’라는 정책적 요인이 겹치면서 멧돼지는 급속히 증가했다. 밀렵단속이 강화됨에 따라 생존확률은 높아졌고, 겨울철 멧돼지를 사냥할 수 있는 수렵장이 기초지자체 단위로 설정됨에 따라 인접지역으로 이동만 하면 쉽게 생존할 수 있게 됐다. 증가한 멧돼지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진 서식처에서 밀려난 멧돼지들이 도심에 출현하면서 우리 눈에 들오게 된 것이다.
 
급속히 증가하는 멧돼지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일상적인 것이 돼가고 있으며, 여기에 돼지열병이 겹치면서 멧돼지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충북도의 경우 지난 4일 내년 2월까지 멧돼지 개체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수립했지만 사실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게 쉽지 않다.
 
멧돼지를 잡는 경로는 크게 정식 수렵장에서의 포획과 유해야생동물 포획으로 구분된다. 수렵의 경우 동계에 지정된 수렵장에서 일정비용을 납부하고 수렵면허를 받은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에 비해 유해야생동물 포획은 농작물 등을 보호하기 위해 지자체 지원을 받아가며 연중 이루어진다. 이렇게 잡아들이는 멧돼지는 연간 2만마리를 넘어서고 있지만 멧돼지는 점점 더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르면 멧돼지 개체수를 적정수준으로 통제하려면 연간 5만마리 수준까지 포획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멧돼지 개체수 조절은 쉽지 않다. 수렵장의 확대와 광역화는 주민 반대를 이유로 대다수 지자체가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해야생동물 포획의 경우 실제로 멧돼지를 포획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꼬리나 귀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해당 부위만 잘라낸 후 나머지는 그대로 산림이나 하천 주변에 방치하는 실정이다. 수만 마리의 코 또는 귀 없는 멧돼지 사체가 뒹굴고 있는 것이 우리 산천의 모습이며 이는 또 다른 질병과 오염의 원인이 된다.
 
돼지열병을 계기로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으로 환경부를 비롯한 중앙정부가 중심이 돼 멧돼지 개체수 조절을 위한 정책을 본격적으로 수립하고 시행에 옮겨야 한다. 과학적 연구를 토대로 한 적정 개체수 및 서식밀도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해서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작업에 나서야 한다. 지자체 역시 수렵장의 광역화와 유해야생동물 구제사업의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동원되는 엽사들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멧돼지를 포함한 야생동물 개체수 조절을 전담하는 인력을 확보하고 체계적인 사체 수거 및 처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내키지 않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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