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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9·13 대책, 1년의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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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선옥 기자
  • 2019.10.1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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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작년엔 75만원이었는데 올해 113만원쯤 나왔어. 그래도 집값 오른 걸 생각하면…”

얼마 전 친구들 모임에서 지난 7월에 고지받은 재산세 얘기가 화제에 올랐다. 반포에 거주 중인 한 친구는 재산세가 지난해보다 늘어 조금 부담스럽지만 집을 팔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 지난해 9월 22억~23억원대였던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가 최근 25억대에서 실거래됐기 때문이다.

9·13 대책이 나온지 이제 1년 가량이 지났다. 정부는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등 주택가격 상승 요인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도 주택시장이 대책 이전보다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9월 99.3을 기록한 이후 연말까지 100.0까지 올랐으나 올 9월 99.0으로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지역별 양극화가 심상치 않다.

서울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2017년 9월 86.6에서 지난해 8월 94.1로 7.5포인트(p) 상승했다. 이후 지난해 9월 97.7에서 올 8월 100.2로 2.5p 올랐다. 상승폭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승이다.

대구와 대전도 마찬가지다. 2017년 9월~2018년 8월 대구는 1.5p 올랐는데 대책 이후 지난 8월까지 1p 상승했다. 대전도 같은 기간 상승폭이 1p에서 3.2p로 크게 늘었다. 신축 공급 부족이 집값을 끌어 올렸다.

그런데 부산 울산은 정반대다. 부산은 2017년 9월~2018년 8월 1.2p 하락했는데 9·13 이후 2.6p 하락, 오히려 낙폭을 키웠다. 울산도 이 기간 하락폭이 3.3p에서 6.5p로 확대됐다. 지역경기 부진 등이 맞물린 탓이다. 결국 9·13 대책에도 오르던 지역은 계속 오르고 내리던 지역은 계속 내리는 양극화가 해소되지 못했다.

9·13 대책의 핵심은 대출규제 강화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이다. 대출 규제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서)로 빚내 집 사는 것을 막는 물리적 규제다. 보유세 인상은 주택 매수 의지를 꺾겠다는 심리적 규제다.

대책 이후 1여년이 지난 지금 상황을 보면 가장 중요한 매수 욕구를 잠재우는데 실패한 것 같다. 정부는 투기 수요가 주택 매수의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양극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의 실수요를 간과했다. 오르는 지역의 사람들은 물론이고 내리는 지역의 사람들이 집을 팔고 오르는 지역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를 몰랐던 것이다.

특히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놓고 갈팡질팡, 오락가락하는 사이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은 더 간절해졌다. 정책 실패가 곧 공급 부족과 집값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는 확신이 강남 등 서울 핵심지와 일부 지방 도시들의 집값을 더 들썩이게 만들었다.

병에 대한 진단이 잘못됐는데 올바른 처방이 나올리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역대급 규제 속에서도 집값을 오르게 만드는 '실수요'의 정체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우보세]9·13 대책, 1년의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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