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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이 위험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

  • 윤지만(칼럼니스트) ize 기자
  • 2019.10.1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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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가 문제작임은 분명하다. 베니스 국제 영화제는 ‘조커’가 올해 최고의 영화라며 황금사자상을 줬지만, 평론가들의 평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영화의 냉소주의가 너무 과하고 심한 수준이라 아무렇게나 묘사한 미학적인 부분보다도 더 심하게 관람 경험을 공허하게 만든다.”라는 ‘뉴요커’의 혹평이 있는가 하면, “다른 모든 기원에 관한 얘기를 넘어서는 슈퍼빌런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라는 ‘토론토 스타’의 호평도 있다. 이렇듯 평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은 ‘조커’라는 영화의 만듦새 때문은 아니다. 호아킨 피닉스가 훌륭한 연기를 했다는 것엔 상당수의 평론가가 동의한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호아킨 피닉스가 “간담이 서늘한 연기”를 했다고 평했고, ‘엑셀시오르’는 그가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했다고 썼다. 안 그래도 연기 잘하기로 유명한 호아킨 피닉스가 최고의 연기를 했다면, 그것만으로 ‘조커’를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하지만 ‘US 위클리’는 “예측 가능한 차가운 냉소주의에 쏟을 시간이 아깝다. 진지하게.”라고 말한다. 조커가 이렇듯 문제작이 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버라이어티’는 ‘조커’가 “미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들이 총기 폭력에 괴로워할 때, 홀로 지내는 살인범들을 동정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영화가 “훌륭한 예술 작품인지, 아니면 사회에 위험한 작품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에 따라 평이 극단적으로 갈린다고 썼다. ‘인디와이어’는 ‘조커’가 “자조적인 인셀들의 유독한 집결의 외침”이라고 말한다. 인셀은 비자발적인 독신주의자로 연애를 하지 못하고, 현실을 비관하는 이들을 말한다. 이들은 단순히 현실을 비관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흉악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조커’는 인셀들에게 ‘너희가 옳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걸까? ‘가디언’은 조커가 인셀을 동정하는 건 아니라고 썼다. 조커의 분노는 자신의 주변 상황에 국한되어 있을 뿐, 정치적 올바름에 반대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는 게 이유다. 조커의 분노가 “우리 삶은 형편없다”라고 외치는 것보다는, “내 삶이 형편없다”라고 외치는 것에 가깝다는 얘기다.

주인공의 행동에 이유를 만드는 것은 대부분의 영화가 하는 일이다. 영화 속 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할 때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스토리의 개연성이고, 개연성이 없는 영화는 관객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하지만 개연성이 없어서 성공한 캐릭터가 하나 있다면, 그게 바로 조커다. 조커가 유명해질 수 있었던 것은 조커가 그 어떤 도덕적인 기준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기 멋대로 움직이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조커는 사람들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두려워하고 있는 것을 건드린다. 모르는 이가 무작위로 나를 공격하는, 통제되지 않은 공포스러운 사회의 상징이 바로 조커라는 캐릭터다. 조커가 누군가를 살해하는 것은 그에게 그것이 게임이기 때문이고, 사람들이 조커를 무서운 캐릭터로 인식하는 것은 내가 그 게임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근본적인 공포 때문이다. ‘다크 나이트’의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는 그 기원이 어딘지도 알 수 없었고, 그런 공포를 자극했었다. 하지만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는 그렇지 않다.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가 저지르는 살인에는 이유가 있다. 어떤 캐릭터의 기원은 그 캐릭터가 왜 생겼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작위로 남을 공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은 정당성이 부여될 때 위험할 수밖에 없다.

‘조커’의 감독 토드 필립스는 똑같이 총기 살해 장면이 나오는 ‘존 윅’에는 없었던 비판이 왜 ‘조커’에만 있는지 반문했다. 2012년 콜로라도 오로라의 총기 사건 피해자들이 ‘조커’에 우려를 표한 것은 ‘데저릿’이 지적하듯, ‘조커’가 묘사하는 세계가 ‘존 윅’의 그것과 달리 현실 세계와 가깝기 때문이다. ‘복스’는 “일단 작품이 세상에 공개된 이후에 일어나는 일에 예술가와 예술 작품이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진다. 예술 작품이 한번 세상에 공개되면, 예술가의 손을 떠나 그 작품만의 생명을 갖게 된다. 관객은 각자의 관점으로 영화를 받아들인다. ‘조커’ 또한 그럴 것이다. 아니, 비평가들의 평을 보면 이미 그런듯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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