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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다음 쿠르드는 나?"…트럼프 변덕에 불안한 美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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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수 기자
  • 2019.10.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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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쿠르드 같다" 이스라엘·자구책 찾는 사우디 … 주한미군 철수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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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시리아 미군 철수로 촉발된 터키-쿠르드족 분쟁을 지켜보는 미 동맹 사이 불편한 심기가 엿보인다. 동맹국 간 '쿠르드 다음은 내 차례가 될 수 있다'는 불안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쿠르드 철군 조치로 미국을 향한 동맹국의 신뢰가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아무도 믿지 마라(Rely on no one)'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시리아 미군 철수를 두고 "쿠르드족을 버스 아래로 던지는 (미국의) 행위는 이스라엘을 포함한 미국의 중동 지역 타 동맹국에 충격적인 메시지를 보낸다"며 "트럼프가 키를 잡은 미국을 믿을 수 있는지를 자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중동 핵심 우방인 이스라엘은 이번 사태로 가장 불안에 떠는 국가 중 하나다. 한국(1953년), 일본(1960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1949년) 등과 달리 이스라엘과 미국은 공식적인 방위 조약을 맺은 적이 없다. 이는 쿠르드족과 마찬가지다. 여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보여왔지만, 관계가 틀어진다면 이번처럼 대통령의 트윗 한마디로 미군이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번 쿠르드 철군 조치에 비추어 볼 때 이스라엘 또한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재고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미국이 시리아를 떠나는 표면적인 이유는 터키가 IS(이슬람국가)를 자유롭게 싸우도록 한다는 것이지만, 이는 현실적이지 않다"며 "터키는 IS를 퇴치할 능력이 없다. 실질적인 타깃은 쿠르드이며,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할 것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이어 매체는 유대교 최고 현자인 힐렐의 격언인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해줄 것인가?'를 인용해 "트럼프는 쿠르드족을 버리는 결정을 통해 힐렐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이스라엘은 오로지 스스로에게만 의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칼럼니스트 사이먼 시퍼는 이스라엘 최대 히브리어 일간지인 '예디오트 아하로노트' 기고글에서 시리아 미군 철수가 "우리 등에 칼을 꽂은 것"이라는 제목을 달며 "이번 사태로 내려야 할 결론은 명확하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이 신뢰할만한 상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도어 골드 전 유엔 대사 또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내가 쿠르드가 된 것 같다"며 불안감을 털어놓았다.

마찬가지로 미국과 공식 방위조약이 없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구책을 찾아 나섰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사우디 원유시설 테러 이후 미국의 대응을 관찰한 사우디가 이란과의 외교 노선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NYT는 지난 4일 다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란과 긴장 완화를 위해 이라크와 파키스탄 지도자들에게 중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석유시설 테러 관련 대(對)이란 보복을 거절한 것이 사우디가 스스로 갈등 해결을 위해 움직인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지난 4월 26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 리허설이 열렸다. 판문점 남측에서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지난 4월 26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 리허설이 열렸다. 판문점 남측에서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한국 등 여타 동맹국의 신뢰까지 꺼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10일 칼럼에서 "친구(동맹)끼리는 이래서는 안 된다"며 "오랜 동맹을 저버림으로써 트럼프는 전 세계에 미국의 말은 소용이 없으며, 우리는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가 동맹국을 저버린다면,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계속하는 북한의 김정은을 막아준다는 트럼프의 말을 한국이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라며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NATO 동맹국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손아귀로부터 그들을 지켜준다는 말을 미국이 지킬지 어떻게 믿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방위비 분담금에 불만을 표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미국의 패권 약화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시리아 미군 철수는 중동에 미국이 신뢰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으며 갈수록 약해진다는 평가를 심어줄 것"이라며 "중동에서는 미국이 싸울 의지를 잃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 또한 "잇따른 이란의 유조선 피격과 원유시설 테러에도 미국의 반격 실패가 미국의 군사 위협에 대한 이란의 신뢰성을 떨어뜨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쿠르드에 등 돌린 트럼프는 미국의 패권 약화를 앞당길 것"이라며 "이는 군사적으론 미국에 의존하지만 (경제적) 번영은 중국에 의존하는 아시아 동맹국에 특히 달갑지 않은 딜레마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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