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초등생 뺑소니' 카자흐인 "무서워서 달아났다"(종합)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지난달 경남 창원에서 뺑소니 사고를 낸 후 본국으로 달아났던 카자흐스탄인 A씨가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초등학생을 중태에 빠뜨려 공분을 산 '창원 초등생 뺑소니' 피의자가 "아이와 부모에게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지난달 16일 경남 창원에서 9세 초등학생을 치고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로 카자흐스탄 국적 A씨를 송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카자흐스탄 경찰에 자수했고 자진입국 절차에 따라 송환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카자흐스탄발 한국행 아시아나 항공기로 7시5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A씨는 국제법에서 한국 영토로 인정되는 항공기 탑승 이후 체포됐다. 공항에서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체포 직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사죄하려고 자진입국 했다. 피해자와 부모에게 꼭 전해달라"며 "수사에 적극 협조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도망 간 게 아니라 무서워서 그랬다"고 덧붙였다.

A씨는 카자흐스탄 경찰의 범죄인인도 조약에 따른 강제송환이 아닌 자진입국 절차를 밟았다. 경찰은 국제법에 따른 범죄인인도 절차와 별개로 자진 입국하는 피의자는 체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1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A씨를 적색수배 요청하고, 카자흐스탄 정부에 범죄인인도 조약에 따른 조치를 요구했다. 강제송환 거부의사를 밝힌 카자흐스탄 정부는 A씨에 대한 범죄인인도 재판을 진행중이다.

수사망이 좁혀오는 데 부담감을 느낀 A씨는 카자흐스탄 경찰에 자수했다. 특히 친누나가 한국에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남겨져 있다는 심리적 요인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A씨는 범행 27일 만에 한국으로 송환됐다.

A씨는 지난달 16일 오후 3시 경남 창원시에서 초등학생을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고 직후 수사에 착수했으나 불법체류자 신분인 A씨가 사고 다음날 오전 달아나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A씨는 운전면허도 없이 차를 몰았다.

이 사고로 당시 어린 피해자는 뇌출혈로 중상을 입어 의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는 의식을 찾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고는 피해자 부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사실을 알리면서 공분을 샀다. 온라인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A씨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