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본격 실적시즌…은행, 금리인하에도 선방했을까

3분기 업종별 실적 성장 예상치(자료 출처 팩트셋)

미·중 무역협상이 일단락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로 쏠리고 있다. 이번주에는 대형 은행 및 IT 기업들의 실적이 잇따라 발표된다. 대체로 3분기 이익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개별 기업들이 어떻게 이를 극복할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에는 JP모건, 골드만삭스, 시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대형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된다. 16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7일에는 모건스탠리가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기업들의 올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동기 대비 4.1%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수익이 하락한 것으로 드러나면 3분기 연속 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2016년 이래 최장기간 이익이 감소하는 것이다.

금융업종은 1.8% 수익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상대적으로 낙폭은 깊지 않다. JP모건은 주당 2.45달러, 시티그룹은 주당 1.95달러, 웰스파고는 1.23달러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업종의 이익 하락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이 깊다. 연준은 고용, 생산 지표 부진을 이유로 7월과 9월 두차례에 걸쳐 기준 금리를 인하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은행의 대출금리도 덩달아 하락해 은행의 수익을 저해한다. 은행은 대신 예금 금리를 낮춰 수익을 유지하지만 대출 금리 하락을 상쇄할 정도로 빠르게 대응했는지는 미지수다. 경기가 나빠지면 부실 채권도 늘어난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은 2분기 동안 대출 손실에 대비해 128억달러를 쌓아뒀다. 이는 전년 대비 9% 높은 수치다.

다만 금리가 떨어지면 대출이 늘어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연준이 다시 저금리 정책을 펼치면서 은행들의 대출 규모는 올해부터 반등하고 있다. 기업들도 자사 산업을 보호하거나 새로운 투자를 위해 금융 상품 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비베크 주네자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이자율이 하락했지만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빠르게 삭감했고, 유가증권 수익도 늘었다"면서도 "낮은 이자율과 무역 전쟁, 정치적인 불확실성으로 은행들의 수익이 계속 억눌려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은행 외에도 16일에는 IBM, 넷플릭스가, 18일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코카콜라가 실적을 발표한다. IBM은 주당 2.67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초 주당 예상 순이익이 3.54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시장이 너무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널리스트들이 예상 수익을 보수적으로 예측해 실제 기업들의 이익은 예상치를 웃돈 적이 많았다는 것이다. 크레딧 스위스는 3분기 S&P 500 전체 수익이 오히려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실적시즌에는 S&P 500 기업 중 75%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웃돌았다. 또 S&P 500의 전체 수익은 0.1% 하락에 그쳤다. 시장은 2.7%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5년으로 시계를 넓혀보면, 기업들의 실제 수익은 예상치를 평균 4.9%포인트 웃돌았다고 크레딧 스위스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