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판례씨]의료 광고?불법 유인? 21만명 환자 몰아준 웹사이트 업자의 운명은

특정 성형외과에서 시행하는 시술에 대한 홍보글을 게시하고 일대일 상담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는 웹사이트 업자가 있다면, 의료 광고행위로 봐야 할까, 아니면 불법 영리목적 행위로 봐야 할까.


최근 대법원 제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과 계약을 체결해 환자 21만여명을 유인·알선하고 수수료 21억여원을 챙긴 혐의 등을 받은 A씨(34)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와 공모한 의사 B씨에겐 벌금 1000만원이 확정됐다(2018도19171).


A씨는 각종 시술상품 설명과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웹사이트의 운영자로, 웹사이트엔 회원수가 10만명이 넘고 제휴 의료기관수가 약 200여개에 달했다.

A씨는 2012년 12월쯤 환자를 소개·알선·유인하는 대가로 진료비의 15%를 수수료로 받기로 성형외과 의사 B씨와 약정했다. 이에 따라 2012년 1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웹사이트에 B씨의 성형외과에서 시행하는 시술에 관한 홍보 배너를 제작·게시한 후 환자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상담, 계약체결 및 환불 안내 등을 진행했다. 환자 1만8314명이 지급한 진료비 13억8000만여원 중 15%인 2억여원을 수수료로 받았다.

이밖에도 2012년 3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동일 방법으로 총 148개 병원에 환자 21만8406명을 소개·알선·유인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환자들이 지급한 진료비의 13%~15%인 21억5500만여원을 수수료로 받았다.


쟁점은 A씨와 B씨의 행위가 의료법상 금지되는 '환자에 대한 소개·알선·유인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의료법은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재판에서 A씨와 B씨는 자신들의 행위가 의료법상 허용되는 의료광고행위일 뿐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A씨의 행동을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에, B씨의 행동을 이를 사주하는 행위에 각각 해당한다고 판단해 A씨에게 징역 2년, B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당 웹사이트가 쿠폰을 매개로 한 치료위임계약의 판매대행 △판매된 쿠폰을 기준으로 수수료가 지급된 사실 등을 토대로 이와 같이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행위는 치료위임계약을 쿠폰이라는 상거래의 객체로 대체시켜 의료인 간 과다경쟁을 촉발하고 진료 외적인 비용을 증가시키는 등 전반적인 의료의 질을 저하시킬 위험을 증폭시켰다고 봤다.

이에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의료광고행위이며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검사는 피고인들에 대한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2심 법원은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을 기록과 대조해 면밀하게 살펴보면 피고인들의 행위가 환자에 대한 소개·알선·유인이라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 조건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양형 판단은 재량의 합리적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재판부는 원심판결에 환자의 소개·알선·유인행위와 의료광고의 구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판단해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관련 조항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③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ㆍ알선ㆍ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