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버스·택시 씽씽...미래 서울 '플랫폼 특별시'

서울은 플랫폼 경제의 중심지다.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AI(인공지능) 5G통신 등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하는 기술 경제가 발전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인프라가 스마트폰으로 개인의 손에 쥐어지면서 공유차량, 공유숙박, 공유사무실 등 다양한 공유경제 플랫폼이 도시에 정착하고 있다.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 서울시 정책을 끊임없이 발굴·개발하고 서울시정을 뒷받침 해 온 서울연구원이 올 개원 27주년 기념 세미나 주제로 ‘플랫폼 경제’를 선택한 이유다.


서왕진 서울연구원장은 “이동과 노동 공간 등 경제 영역 전반에 적용되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플랫폼 경제의 현상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공공을 위해 보다 발전적인 비즈니스 모델로서 순기능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짚어봐야 할 것이 많다”고 밝혔다.

◇통합 플랫폼서 찾는 최적의 이동서비스=서울연구원이 우선 주목한 것은 공공데이터 중심의 서울형 교통정보 플랫폼이다. 교통시스템은 도시의 기반이 되는 핵심요소로 시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서울 뿐만 아니라 세계 많은 도시가 교통을 중요한 사회간접자본으로 인식하고 스마트시티 사업을 통해 교통체계 개선에 힘쓰고 있다. 실제로 IoT Analytics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시티 사업의 39%가 교통과 관련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기존의 교통문제 해결은 도로 지하철 등 대규모 인프라 건설 사업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비용, 도시공간 부족, 인프라 건설로 인한 다양한 이해관계의 충돌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스마트시티의 교통문제 해결방식(이하 ‘스마트 모빌리티’)은 기존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거나 비교적 저비용 투자의 첨단 인프라 도입으로 교통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홍상연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교통수단 소유의 필요성이 점차 감소할 것이며 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 통합이동서비스(Mobility-as-a-Service, MaaS)로의 진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이미 해외 기업들은 모빌리티 플랫폼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킨지에 따르면 전세계 차량공유 등 서비스 시장은 2015년 30억달러(약 3조6000억원)에서 2030년 1500억달러(약 169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홍 부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완전자율주행기술이 도입되면 서울시의 핵심 모빌리티 서비스는 자율주행택시와 자율주행버스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운전자 없이 차량이 스스로 운전함에 따라 많은 제약들이 사라지고 이에 따라 도어투도어 서비스를 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 분석이다.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에서 최적의 이동서비스를 검색·예약·결제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결코 꿈이 아닌 것이다.

홍 부연구위원은 “교통서비스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서울시의 역할과 방향을 이미 추진중인 정책과 연계해야 한다”며 “서울시가 보유한 공공데이터를 민간에 적극 개방하고 이를 통해 생성된 민간데이터가 공익을 위해 활용될 수 있도록 환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경제의 그림자, 충돌과 인권=플랫폼 경제가 이처럼 편리함을 가져다 주지만 경계해야 할 부분도 분명 있다. 전통적인 경제활동과 충돌하며 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새로운 기술로 예측하기 힘든 변화가 찾아오는 것은 누구에게나 불안하게 다가올 수 있다”며 “이러한 변화들을 불안하게만 바라보고 배척해서는 안되며 불안함 속에 수동적으로 끌려가서는 안된다. 기술이 주는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보며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구원은 이와 함께 플랫폼 노동을 주목했다. 플랫폼 노동이 원하는 시간, 원하는 플랫폼에서 일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눈치보지 않은 일자리로 진입장벽이 낮으나 유연성이 높은 만큼 고용안정성은 낮기 때문이다. 또 특성상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 적용 및 사회보장제도의 수혜에서 배제될 수 밖에 없다.

플랫폼 경제 규모가 아직 크지 않다고 무관심으로도 둘 수 없는 부분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1년동안 디지털 플랫폼 중개를 이용해 유급노동을 제공하고 수입을 얻은 고용 형태를 ‘플랫폼 노동’으로 정의할 때 플랫폼 노동자수는 2018년7월 현재 53만8000명으로 총 취업자수 대비 2.00%에 해당한다.

김진하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 못지 않게 지역 내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해소가 병행되어야 노동자와 사용자간 제도적 수혜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며 “도시를 중심으로 플랫폼이 발생하고 플랫폼 노동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플랫폼 노동의 실태를 조사하고 새로운 형태의 시장이 전통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전통시장과의 상생 혹은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시각 하에서의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