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홍콩 놓고 신경전…원/달러 환율 상승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미국과 중국이 홍콩 문제로 부딪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6원 오른(원화가치 하락) 1187.8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무역분쟁 관련 '스몰딜'에 합의하며 관계가 개선되나 싶던 미중은 홍콩 문제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미국이다. 미국 하원이 지난 15일(현지시각)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홍콩 시민들이 '중국화'에 저항하며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홍콩, 정확히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홍콩 시민들의 편을 든 것이다.

법안에는 홍콩 시민의 자유를 억압한 인사에 미국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사자인 홍콩 정부는 "외국 의회가 홍콩 문제에 관여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홍콩 시위대는 "민주주의 승리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홍콩 시민들의 지난한 투쟁에 전세계가 화답한 것"이라고 반겼다.

중국 정부는 16일 미국 하원 조치에 "강렬히 분개하고 결연히 반대한다"며 "홍콩이 마주한 문제는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가 아닌 폭력과 혼란의 조속한 진압"이라고 반발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만약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된다면 중국의 이익뿐 아니라 중미관계 더 나아가 미국 자신의 이익도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단호하게 반격에 나설 것이며 이를 통해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관계 긴장감이 다시 부각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 분위기가 나타났고, 위안화 환율도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이에 연동해 상승 반전했다. 장초반 1183.9원까지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상승세를 지속했고 1189.3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과 같은 연 1.25%로 인하한 것도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94.01원으로 전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환율 1094.75원에 비해 0.74원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