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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릴레오 성희롱 발언' 사과했지만 분노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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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민선 기자
  • 2019.10.1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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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이슈+] "KBS기자 좋아하는 검사 많아서 술술" 성희롱 논란…유시민 "저의 큰 잘못"

[편집자주] 온라인 뉴스의 강자 머니투데이가 그 날의 가장 뜨거웠던 이슈를 선정해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드립니다. 어떤 이슈들이 온라인 세상을 달구고 있는지 [MT이슈+]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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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알릴레오 라이브 4회 KBS 법조팀 사건의 재구성' 화면./사진=유튜브 '알릴레오'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방송 '알릴레오'에서 패널 성희롱 발언 논란이 불거졌다. 한 패널이 "A기자를 좋아하는 검사들이 많다"며 성희롱 발언을 했고, 비판이 계속되자 유 이사장은 "저의 큰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사과에도 분노는 여전하다. KBS여기자회가 "순수하게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모든 여성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한 것처럼 여성들은 여성 직업인을 바라보는 성차별적 시선에 고통받는 상황이다.


알릴레오 패널 "KBS기자와 검사, 많이 친밀한 관계"…"사석에서 하는 얘기" 해명도 논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논란이 된 방송은 지난 15일 오후 '알릴레오 라이브 4회 KBS 법조팀 사건의 재구성'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됐다. 이날 방송에는 유 이사장과 개그맨 황현희씨가 공동 MC를 맡았고, 장 모 기자가 패널로 참석했다.

장 기자는 검찰과 언론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KBS 법조팀 여성 기자 A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A기자를 좋아하는 검사들이 많아서 (수사 관련 내용을) 술술 흘렸다"고 말했다. 이에 황씨가 "검사와 기자의 관계로"라고 하자, "그럴 수도 있고, 검사는 다른 마음이 있었을는지 모르겠다"며 "많이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방송 말미에 "(해당 발언은) 오해의 소지가 조금 있을 것 같다"며 "성희롱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 기자는 "사석에서 많이 하는 이야기라서 (그랬다)"며 "혹시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리겠다"고 사과했다.

생방송이 끝나고 알릴레오 제작직은 "출연자 모두는 발언이 잘못됐음을 인지하고, 방송 중 깊은 사과 말씀을 드렸다"며 관련 내용을 삭제한 영상을 올렸다.

이후 KBS기자협회가 강력 반발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유 이사장이 입장문을 내 "해당 기자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진행자로서 생방송 출연자의 성희롱 발언을 즉각 제지하고 정확하게 지적해 곧바로 바로잡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저의 큰 잘못"이라고 했다.

이어 "성평등과 인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저의 의식과 태도에 결함과 부족함이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며 깊게 반성한다"고 밝혔다.



유시민 사과에도 여성들이 분노하는 이유…전문가 "여성 노동자가 겪는 성차별 보여주는 발언"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알릴레오 라이브 4회 KBS 법조팀 사건의 재구성'에서 불거진 성희롱 논란 관련 사과문./사진=유튜브 '알릴레오' 캡처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알릴레오 라이브 4회 KBS 법조팀 사건의 재구성'에서 불거진 성희롱 논란 관련 사과문./사진=유튜브 '알릴레오' 캡처

책임자 격인 유 이사장이 사과의 뜻을 밝혀 논란은 일단락된 듯하지만, 이같은 '여성혐오 발언'을 두고 여성들의 분노는 여전하다. KBS여기자회도 성명문을 통해 "단순히 한 KBS 기자에 대한 모욕이 아니라 여성 기자 전체에 대한 모욕이자 순수하게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모든 여성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장 기자가 쓴 '다른 마음'이나 '친밀한 관계'라는 표현을 보면, A기자의 순수한 직업적 능력에 대한 설명이라고 보기 어렵다. KBS여기자회는 이를 "여성 기자들의 취재에 대해 순수한 업무적 능력이 아닌 다른 것들을 활용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취재 능력을 폄하하고자 하는 고질적 성차별 관념에서 나온 말"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사석에서 많이 하는 애기"라는 해명도 문제적이다. 앞서 나온 발언을 진짜 문제로 인식했다면 나오지 않을 설명이기 때문. KBS기자협회는 이에 대해 "'혹시'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은 실망스럽고, '사석에서 많이 얘기했다'는 실토는 추잡스럽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낮은 성인지 감수성 탓에 여성 직업인들은 줄곧 비슷한 문제를 겪어 왔다. 장관급 고위직도 피할 수 없다.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2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미혼인 조 후보자에게 "후보자처럼 정말 훌륭한 분이, 그거(출산) 다 갖췄으면 정말 100점짜리 후보자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염두에 두시고, 본인 출세도 좋지만 국가 발전에도 기여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후보자 자질·역량 검증과 무관하게 후보자가 미혼 여성이라는 이유로 출산과 결혼을 언급한 것이다.

전문가는 '알릴레오'에서 논란이 된 성희롱 발언이 단편적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발언 자체가 이들만의 발언으로 읽히지 않기 때문에 더 큰 분노가 있다"며 "이 발언 한 번이 아니라, 그 전에 그들이 주고 받았을 대화가 상상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여성 기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일터에서 여성이 어떤 위치인지, 동료로 인정받고 있는지, 혹은 업무에 대한 평가보다는 다른 평가를 더 받고 있지는 않은지 등 여성 노동자들이 겪고 있던 성차별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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