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역세권 청년주택, 보증금 1억 월세 70만원 "비정규직에겐 그림의 떡"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국감]역세권 청년주택, 보증금 1억 월세 70만원 "비정규직에겐 그림의 떡"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가 비정규직이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년층이 부담하기에는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모집공고가 난 서대문구 충정로 역세권 청년주택 중 신혼부부 대상 민간임대 39㎡형(이하 전용면적)의 임대료는 임대보증금 비율이 30%일 경우 임대보증금 8500만원, 월 임대료 78만원이었다. 보증금을 40% 비율로 높이면 임대보증금 1억1280만원, 월 임대료 66만원이다.

비슷한 시기 광진구 구의동에 공급되는 역세권 청년주택 중 신혼부부 대상 민간임대 전용 32㎡A형의 임대료는 임대보증금 비율 30%일 때 임대보증금 6300만원, 월 임대료 59만원이었다. 보증금 비율을 50%로 높이면 임대보증금은 1억500만원, 월 임대료는 42만원이다.

반면 충정로 인근 유사한 면적(30.4㎡)의 일반아파트 임대료는 보증금 1억원, 월 임대료 56만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구의동 인근 역시 비슷한 크기의 일반아파트 임대료는 보증금 최저 1000만원에서 최고 5000만원이며, 월 임대료는 40만~70만원으로 수준이다.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를 인근 시세와 비교해 볼 때 면적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저렴하지 않았다.

안 의원은 “역세권 청년주택의 높은 임대료 문제는 근본적으로 비정규직 청년 등 수요자 입장보다는 공급자 위주의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라며 “역세권 청년주택의 좋은 취지를 살리기 위해 임대료 수준을 보다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서울시로부터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완화, 사업절차 간소화, 건설자금 일부 지원, 주차장 기준 완화 등 특혜를 받는 민간사업자가 공급하는 주택이다. 민간사업자에게는 최대 8년간의 의무임대기간,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의 의무가 부여된다.

서울시는 주거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청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2016년부터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공공임대 1호 등 총 8만호의 역세권 청년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38개 사업지구에서 1만5443호가 사업인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