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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탄 김정은' 뒤 김여정…김일성과 푸틴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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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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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1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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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백마-백두산’ 클리셰, 백두혈통 우상화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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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 뒤쪽으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보이고 있다. 2019.10.16.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백마 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등정 모습이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16일 또 공개됐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뒤따라가며 수행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혁명 성지에서 '백두 혈통'을 강조하는 백마 탄 김 위원장의 모습을 이틀 연속 공개한 것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17일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우리 혁명사에서 거대한 진폭을 일으키는 역사적 사변”이라며 “이번 준마 행군 길은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혁명위업을 끝까지 완수하시려는 신념의 선언”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큰 결단’을 앞두고 종종 백두산을 먼저 찾았다. 2013년 12월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 전, 2015년 4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처형 전, 2016년 9월 5차 핵실험 이후, 북미대화를 시작하기 직전인 2017년 12월 등이다.

이번 백두산 방문 이후 비핵화 협상 및 3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모종의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백두산정에서 보낸 사색의 순간들은 조국을 인민의 꿈과 이상이 실현되는 강국으로 일떠세우기 위한 것으로 일관돼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백두산 백마’ 이벤트가 미국을 겨냥한 대외적 메시지도 있지만, 북한 내부적으로 갖는 의미가 더욱 클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북한 정권은 백두산을 김일성 주석이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한 ‘혁명의 성지’로 상징화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백두산 밀영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하며 ‘백두 혈통’이라는 우상화 작업의 거점으로 삼았다. 실제 출생지는 러시아 하바롭스크다.

북한 정권은 김일성-김정일과 백두산을 동일시하는 ‘프로파간다(선전)’를 통해 백두 혈통에 의한 통치, 김씨 일가의 정권 세습을 정당화했다. ‘백두산 정기를 받고 태어난 김정일의 아들 김정은은 혈통이 우수하다’는 식의 인식을 심어 놓은 것이다.

◇혁명의 성지 ‘백두산’, 백두혈통의 상징 ‘백마’ 부각 왜?

평양 만수대 창작사 앞 건립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기마 동상 /사진=우리민족끼리
평양 만수대 창작사 앞 건립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기마 동상 /사진=우리민족끼리
김정은의 이번 백두산 등정은 자신의 약화된 리더십에 위기감을 느껴 추진됐을 가능성이 있다. 말을 타고 항일무장투쟁에 나섰던 김일성, 백두 혈통 김정일의 뒤를 잇는 정통 후계자란 인식을 주민들에게 부각하면서 리더십 다지기를 시도했다는 관측이다.

이 과정에서 백마가 갖는 의미도 크다. 백마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 혈통의 최대 상징물이다. 북한은 백마에 대해 ‘용맹하고 슬기로운 명장들의 전투수단’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일성은 자신의 우상화 작업을 위해 '백마 탄 항일유격대장 김일성 장군'의 모습을 선전 도구로 삼았다. 말을 타고 만주벌판을 달리며 민족을 위해 일본군을 무찌른 ‘김일성 신화’는 백마의 신성한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우상화가 가속화됐다.

평양 조선혁명박물관에는 백마 탄 김일성의 그림이 걸렸고, 평양 만수대 창작사 앞에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기마 동상이 건립됐다. 그 모습은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의 기마 초상과 상당히 닮았다. 백두 혈통의 용맹함과 위엄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여정도 백두 혈통이지만 이번 백두산 등정 때는 회색에 가까운 청회마를 탔다. ‘김정은 리더십’ 부각에 집중하기 위해 청회마를 탄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도 백마를 탈 수 있는 지위다. 조선중앙TV는 유년기 김여정이 백마 타고 승마하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푸틴과 닮은 꼴…‘강한 리더십’ 지향하는 두 사람

/사진=폭스뉴스 캡쳐
/사진=폭스뉴스 캡쳐
김정은 위원장의 승마 모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말을 타는 장면도 떠올리게 한다. 푸틴 대통령은 2009년 8월 시베리아에서 상의를 벗고 말을 타는 장면을 올려 화제가 됐다. ‘강한 지도자’를 향한 두 사람의 의지가 승마로 표출됐다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32세의 나이 차에 출신 배경과 성장 과정도 다르다. 하지만 스포츠를 좋아하는 취미를 넘어 리더십 스타일도 상당히 닮았다는 평이 나온다. 두 사람 모두 실용성과 이익을 중시하는 현실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5월 당선 후 20년 가까이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친서방 정책을 추진해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다. 2012년 3기 집권 이후 크림반도 병합 등 반서방 노선으로 회귀한 뒤에도 형식과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 위원장은 스위스 유학 경험을 살려 김정일 때와는 다른 실용적인 경제·외교노선을 걷고 있다.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과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의 성사에는 북한의 경제발전을 원하는 김 위원장의 실용적 판단이 깔려있다.

‘백두산 백마’ 이벤트 이후 김 위원장이 현재 조성된 대화의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백두산행은 새로운 길의 결단이 아니라 경제발전 집중노선의 재다짐에 목적이 있다” 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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