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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사진 찍고 '죽음'을 이야기한 청년들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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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성 기자
  • 2019.10.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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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죽음 준비하는 2030세대… '웰다잉' 관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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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체험 하고 인생을 돌이켜봤다. 앞으로 더 열심히 행복하고 후회없이 살아야겠다. #임종체험 #죽음체험 #유언"
-유명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中-

슬픔, 두려움, 공포…. '죽음' 하면 막연히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최근 잘 사는 것(웰빙)만큼 잘 죽는 것(웰다잉)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죽음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2030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죽음을 간접 체험하고 대비하는 등 죽음을 금기시하기보다 죽음에 정면으로 맞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 상조회사가 무료로 제공하는 임종체험의 누적 이용자가 최근 2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유언장을 쓰고 수의를 입은 채 관에 들어간다.

미리 영정사진을 촬영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청년 영정사진' 전문 사진관도 생겼다. 젊은 세대가 영정사진을 찍는 이유는 비슷하다. 죽음을 준비하는 동시에 죽음 체험을 통해 삶을 되돌아 보는 것.

영정사진을 스스로 고르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 해 말 영정사진을 찍은 직장인 김모 씨(28)는 "죽음은 갑작스럽고 불행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영정사진을 찍고나서 죽음을 좀 더 평안히 맞이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촬영 후) 그간 바쁘단 핑계로 미뤄왔던 취미생활을 시작해 1년째 계속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취준생의 영정사진을 찍고 있는 홍산 작가. /사진=이상봉 기자
20대 취준생의 영정사진을 찍고 있는 홍산 작가. /사진=이상봉 기자
임종체험, 영정사진 촬영 등 죽음 체험 과정을 SNS에 공유하는 것도 이들의 특징이다. 수의를 입고 관에 들어가 본 소감, 유서 쓸 때 기분 등을 상장 달린 영정사진과 함께 SNS에 올려 지인들과 공유한다.

또 다른 회사원 김모 씨(26)는 "대학 동아리에서 죽음 관련 캠페인을 했는데 그 때 죽음에 대해 처음 고민해봤다"며 "내내 죽음을 얘기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결론은 '잘 살자'였다"고 말했다. 이어 "잘 죽는 건 잘 사는 것과 같다는 생각에 현실에 충실하자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박미리 씨(24)도 "요즘 고독사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기사를 보고 잘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며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니 오늘 좀 더 잘 살자는 생각으로 산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현세지향적인 한국 사회 특징이 발현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는 기본적으로 현세의 물질과 복, 쾌락을 중시하는 편"이라며 "삶을 합리적으로 살자는 욕망과 가족이나 친지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는 것 때문에 (스스로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며 여생을 뜻깊게 보내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출범한 '웰다잉시민운동'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유서 쓰기, 유산기부 활성화, 장례문화 개선, 엔딩노트 작성하기 등의 운동을 하고 있다.

유은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위해선 중고교 시절부터 죽음에 대한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리는 '2019 인구이야기 PopCon'에서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과 토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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