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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삼성SDI 2000억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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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경희 기자
  • 2019.10.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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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맏형의 격을 보여줬다."

지난 14일 삼성SDI의 ESS(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 화재 재발방지 대책을 본 업계 관계자 말이다. 삼성SDI는 발화 예방 장치를 포함한 재발방치 패키지를 앞으로 만들 제품은 물론 기존 출고 제품에도 모두 장착하기로 했다. 국내 설치된 곳만 1000여곳, 필요 예산만 2000억원이다.

삼성 이름값을 보면 큰 돈이 아닌 듯도 싶지만 삼성SDI 사정만 놓고 보면 다르다. 미래를 책임질 배터리 사업은 아직 설비투자 비용만 들어갈 뿐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00억원은 삼성SDI의 분기 순이익에 맞먹는 금액이다. 3달치 이윤을 포기한 ESS 대책이다.

의무가 있었던 게 아니다. 정부는 지난 6월 ESS화재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배터리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밝혔다. 2차 조사를 앞두고 있지만 1차 조사서 이미 강도 높은 실증에도 배터리에선 불이 붙지 않았다. 삼성SDI 등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은 일단 아니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내놓은 삼성SDI의 강도 높은 선제대책에 업계는 가슴을 쓸어내린다. 16일 개막한 에너지 전시회인 '코리아스마트그리드엑스포'에 참석한 한 ESS 업계 관계자는 "삼성 발표로 시장에 화색이 돈다"고 말했다. 국내 ESS 신설 제로(0)가 수개월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분위기다.

어려운 결정을 했으면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 삼성SDI 내부에서도 "우리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고민이 존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좌고우면하다가 다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애써 마련한 대책이 무색해질 수 있다. 결단을 했다면 빠르게 조치해 잠재적인 발화 가능성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민간이 대책을 세우고 민간이 안도하는 상황을 보며 정부도 역할을 진지하게 되새겨야 한다. 2차 조사를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하고 결과 발표도 투명하게 해야 한다. 대책을 기대하는 시장에 의혹만 키워줘서는 안된다.
[기자수첩]삼성SDI 2000억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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