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국제분업체계 심각한 위기…무역갈등 해소해야"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 18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세계경제 공동번영의 토대였던 국제분업체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며 "글로벌 교역회복을 위한 국제공조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G20 회의에는 주요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와 IMF·WB(세계은행)·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했다.

홍 부총리는 "국제분업체계 훼손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하고 경제 불확실성을 확대시킴으로서 글로벌 투자위축과 제조업 부진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무역갈등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한 G20 공조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경제 공동성장의 토대가 돼 온 글로벌 가치사슬(GVC)을 회복하고 G20 차원에서 무역갈등이 글로벌 가치사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속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홍 부총리는 글로벌 경기둔화를 벗어나기 위한 국제공조를 강조하며 한국정부가 확장재정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대부분 국가의 성장세 동시둔화(Synchronized Slowdown)와 구조변화 등으로 인한 새로운 정책환경 하에서 G20 공동목표인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적 포용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시의성 있는 확장적 정책조합과 구조개혁에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은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 재정증가율이 2년 연속 9%를 상회하는 등 전례없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운영하고 있다"며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규제완화와 'DNA(데이타,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 혁신분야에 대한 집중투자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구조 변화과정에서 취약계층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으므로 포용성 강화정책 또한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도 "세계경제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G20 회원국들이 정책공조를 통해 무역갈등을 완화해야 한다"며 "완화적 통화정책 뿐 아니라 확장적 재정정책을 활용하고 구조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주요 20개국은 이날 회의에서 △아프리카 협약 이니셔티브 △다국적 기업 조세회피 대응방안 △조세투명성 개선 강화방안 △스테이블 코인 리스크 대응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G20 회원국들은 경제의 디지털화에 따른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BEPS)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까지 '합의에 기반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내년 1월까지 BEPS 포괄적 이행체계 기본구성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회원국들은 스테이블 코인이 금융안정과 통화정책, 자금세탁방지 등 광범위한 분야에 리스크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데 공감대를 형상하고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와 IMF 등 관련 국제기구에 대응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미국 달러화 등 화폐와 기타 자산에 가치를 연동시켜 기존 암호화자산의 가격변동성을 완화시킨 암호화 자산을 말한다. 페이스북이 발행을 추진 중인 리브라가 대표적이다.

또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추진하는 금융규제 개혁안 이행현황을 보고받고 금융시장 분절화 현상에 대한 대응현황을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