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 든 불확실성…박스권 장세 지속되나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브렉시트가 미뤄지면서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나 국내 증시를 둘러싼 잡음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이번 주는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9일(현지시간) 영국 공영 방송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하원은 보수당 출신 무소속 올리버 레트윈 경이 내놓은 수정안을 322표 대 306표로 통과시켰다. 영국 하원이 토요일에 소집된 것은 1982년 4월3일 포클랜드 전쟁 때문에 개회한 이후 37년여만에 처음이다.


수정안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최근 EU(유럽연합)와 마련한 새 합의안을 승인하기에 앞서 브랙시트 이행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수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새 합의안에 대한 찬반 표결은 무산됐다. 영국은 EU에 내년 1월 말까지 브렉시트를 3개월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는 수순을 밟게 됐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상황도 좋지 않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에 그친 가운데 미국 경기의 미래 향배를 알려주는 경기선행지수까지 또 다시 하락했다. 비영리 민간 조사기구인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1% 떨어진 111.9를 기록했다. 당초 시장은 전월에서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8월에도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0.2% 내렸다.

그나마 한국 주식시장의 이익 추정치 하향 둔화가 긍정적 요인인데, 지수 레벨을 상향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증권업계 분석이다. 노동길, 안기태,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테 코스피 2100포인트 임계 시 재차 밸류에이션 부담이 작용할 전망"이라며 "이익 추정치 하향 속도 둔화는 긍정적이나 지수 레벨을 상향할 정도로 보기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 말 발표될 국내 3분기 GDP 성장률에 대한 기대감도 낮다. 현재 예상치는 이전과 동일한 2.0%인데, 최근 국내 경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다수 존재해 수치가 전보다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노 연구원 등은 "3분기 한국 GDP 발표는 수출 등 부진한 지표를 미리 확인한 관계로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투자자들에게 당분간 관망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증시와 펀더멘탈 간의 괴리율은 확대된 상황"이라며 "아직 글로벌 위험자산의 하락을 자극할 변수들이 많아 현재 지수대에서 적극적인 매수전략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내달 초까지 예정된 불확실성 변수들을 확인한 후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하락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정우, 김다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경기가 서서히 상승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약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며 추세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며 "현재 여건을 고려해본다면 원달러 환율은 연말까지 1150원대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