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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회계개혁은 비용 아닌 투자

머니투데이
  • 조준영 기자
  • 2019.10.22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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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높아진 감사보수에 기업부담이 크다"
"잦은 감사인 교체로 회계안정성이 우려된다"


11월부터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본격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기업들이 이 같은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기존에는 회사와 회계법인이 자유롭게 감사계약을 체결했지만, 이젠 금융당국이 직접 감사인을 지정하게 된다. 회계법인이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상장회사 감사를 가능케 한 ‘감사인 등록제’, 충분한 감사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표준감사시간제’ 등도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새로운 제도들은 이미 신(新)외감법에 포함됐다. 뜬금없는 변화가 아니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가 변화의 시작이었다. 대우조선이 약 2조원의 손실을 축소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고 당시 외부감사를 맡은 대형회계법인은 ‘업무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회계문제가 계약당사자인 회사와 외부감사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이 보편화됐다. 분식회계 사건 하나에 건실했던 회사가 폭삭 주저 앉아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개입도 이러한 분위기 속에 정당화됐다.

회계개혁의 핵심은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데 있다. 정확한 재무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사측과 회계법인의 유착을 막고 회계법인의 자체능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불가피하게 ‘돈’이 든다. 문제를 이를 비용으로 보느냐 투자로 보느냐다.

그동안 회계법인 입장에서 사측은 ‘슈퍼갑’이었다. 감사보수 후려치기는 오래된 관행이었다. 줄어든 계약금에 법인은 소속 회계사들을 쥐어짰고 고강도 근무환경에 지친 회계사들이 업계를 떠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부족한 감사시간에 감사질은 보장하기 어려워졌고 이는 회사와 회계법인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로 이어졌다.

익숙한 데서 탈피하는 과정은 힘겹다. 어렵사리 시작한 회계개혁에 ‘회계대란’, ‘혼돈’, ‘부담’ 등 업계는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 당국은 제도안착을 위해 기업부담 완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깐깐한 감사제도로 비적정의견이 높아진다며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역으로 그게 바로 회계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이유다. 성장통을 잘 이겨낼 혜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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