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미세먼지의 계절'…이번에도 대란 오나

수도권과 강원 등 일부 지역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도심이 뿌옇다. / 사진 = 뉴스1

약 석달 여만에 서울 등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겨울 난방철 등을 앞두고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20일 한국환경공단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밤부터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 등 수도권·충청 이남을 중심으로 '나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후 6시 이후부터는 중국 등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되면서 농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대기가 정체돼 당분간 미세먼지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는 21일에도 미세먼지는 '나쁨'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늦은 오후부터는 추가로 국외의 미세먼지가 유입돼 농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서울의 일평균 농도가 ‘나쁨’을 기록한 건 석 달 전인 7월 18일이었다. 여름철 이후로는 쾌청한 하늘이 이어져왔다는 얘기다.

통계적으로 매년 한반도의 가을~겨울 미세먼지는 비슷한 양상을 띄었으며,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는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시기다. 국립환경과학원의 한 연구원은 "10월부터 5월까지는 국내 발생 미세먼지 외에도 국외 발생 미세먼지가 겹쳐진다"면서 "대기 정체가 심해지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관측된다"고 밝혔다.

특히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는 중국에서 농작물 잔재물 소각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시기여서 중국발 미세먼지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곧 난방 시즌도 시작된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0월까지 15㎍/㎥ 였지만 11월 28㎍/㎥로 두 배 가까이 급상승한 바 있다.


올 가을, 겨울은 미중 무역협상 결과도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16일 칠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전까지는 미·중 무역협상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협상 타결이 중국의 수출량 증가 및 공장과 석탄 발전소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의 석탄 발전소 가동률이 하락세를 보였는데 이는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시기와 비슷하다.

중국의 한 화력발전소. / 사진 = 바이두

중국이 가동하는 석탄 발전소는 국내 미세먼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금도 중국이 석탄 발전소를 새롭게 건설하고 있어 한국에 미세먼지 시즌이 더 빨리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 봄 ‘미세먼지 대란’을 거치면서 미세먼지 대응 태세를 강화했다. 지난 15일 환경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재난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에 따르면, 오는 12월부터 환경부 장관은 미세먼지 농도별로 ‘관심-주의-경계-심각’등의 4단계 경보를 발령한다. 이 중 경보가 ‘심각’단계에 이르면 강제적으로 차량 2부제를 시행하며, 각급 학교/어린이집에 휴원 명령과 임시 공휴일 지정이 검토되는 등 국가 재난 사태로 선포할 수 있게 된다.

경보가 내려지면 외출을 자제하고 자주 손·발을 씻어야 하며, 식약처 인증을 받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가정에서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물을 충분히 섭취해 피부의 습기를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며,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 신체 내부의 항산화 작용을 돕는 것도 미세먼지 피해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