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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10곳중 4곳 주52시간제 준비 안됐는데… 中企 범법자 내몰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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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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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제 확대](종합)

[편집자주] 300인 이상 사업장에 주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지 1년4개월이 지났다. 내년 1월1일부터는 중소기업을 포함해 50~299인 사업장으로 적용이 확대된다. 국회와 정부는 주52시간제 안착을 위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핵심으로 한 보완책을 검토 중이다. 탄력근로제 확대만으로는 주52시간제 시행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는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에서는 여전히 탄력근로제 확대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주52시간' 확대 코앞, '탄력근로 보완'으로 충분할까


정부·여당, 주 52시간 대응책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추진
특별연장근로 인가요건 완화 등 보완책 필요

[MT리포트] 10곳중 4곳 주52시간제 준비 안됐는데… 中企 범법자 내몰리나
# 직원이 130명인 전자부품 제조업체 A사는 원청업체가 긴급하게 발주하거나 납기일을 빡빡하게 제기하는 경우가 잦다. 주 52시간제 초과가 불가피한 상황인데 인원 충원은 언감생심이다. 직원이 220명인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B사는 올해부터 탄력근로제(이하 탄근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하지만 원청 주문에 따라 업무량이 갑자기 크게 늘 땐 현행 탄근제 단위기간 3개월론 대처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기업 10곳 중 4곳 "탄근제 준비 아직"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중소기업인 50~299인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제가 300인 이상 사업장에 이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하지만 아직 많은 기업이 주 52시간제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발표한 '주 52시간제 실태조사'를 보면 50~299인 사업장 10곳 중 4곳은 주 52시간제 대응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정부·여당은 국회가 탄근제 단위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확대법안을 연내 처리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탄근제는 일이 몰릴 때 오래 일하는 대신 다른 날 적게 근무해 법정근로시간(40시간)을 맞추는 제도다. 기업은 바쁜 시기에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 단 주당 근로시간은 연장근로 12시간을 더해 64시간을 넘길 수 없다.

탄근제 단위기간이 연장되면 대다수 기업은 주 52시간제를 지킬 수 있다는 게 정부·여당 입장이다. 가령 계절을 타는 업종은 숨통을 틀 수 있게 된다.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차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에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앞줄 왼쪽부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7개월 만에 열린 이날 본위원회에서 탄력근로제 개선 합의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차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에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앞줄 왼쪽부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7개월 만에 열린 이날 본위원회에서 탄력근로제 개선 합의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탄근제 확대면 충분" vs "경기 민감업종은 불충분"

에어컨 납품업체를 예로 들면 탄근제 단위기간이 3개월인 경우 집중근로를 45일 밖에 못한다. 주문이 한창 몰릴 때 일손을 놓거나 사람을 새로 뽑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6개월로 넓어지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기존 인력으로 3개월 동안 몰아서 일을 할 수 있다.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제조업체를 비롯해 웬만한 기업은 단위기간 6개월 정도면 업무량 증감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탄근제 단위기간 6개월로는 갑작스러운 주문에 대처하기 버겁다는 반론도 있다. 주물, 도금, 금형 등 뿌리산업이 대표적이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뿌리산업 업체는 대기업, 협력업체 오더에 따라 갑자기 일이 집중될 때가 있어 탄근제 단위기간이 1년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조선업, 건설업 등 경기 변동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은 탄근제 단위기간 6개월이 불충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울산 남구 태화강역 광장에서 열린 '울산 총파업대회'에서 노동기본권 확대,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무효, 노동법 개악 저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주노총 울산본부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울산 남구 태화강역 광장에서 열린 '울산 총파업대회'에서 노동기본권 확대,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무효, 노동법 개악 저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탄근제 보완책, 특별연장근로 완화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원-하청 구조가 후진적인 산업, 뿌리산업 등은 장시간 노동이 고착화된 곳"이라며 "탄근제 단위기간을 늘리기보다 생산성 향상 등 산업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관건은 탄근제 단위기간 확대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기업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다. 사각지대를 메울 대책으론 특별연장근로 인가 요건 완화가 제시된다. 특별연장근로는 재해, 재난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연장근로를 12시간 이상 할 수 허용한 제도다. 특별연장근로 인가 요건 완화는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개정 사항이라 국회 논의도 필요하지 않다.

이승욱 교수는 "탄근제는 사전에 업무량을 예측할 수 있는 업종에 적합한 제도"라며 "예상하지 못한 업무량 폭주에 대응하려면 특별연장근로를 유연하게 허용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T리포트] 10곳중 4곳 주52시간제 준비 안됐는데… 中企 범법자 내몰리나
◆탄근제 도입 문턱도 낮춰야

계도기간(처벌유예) 부여는 경영계에서 꾸준히 요구하는 사안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에도 계도기간 9개월을 줬던 300인 이상 사업장과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다.

하지만 "계도기간으로 중소기업에서 주 52시간제 도입이 늦어지면 대기업에 비해 그만큼 장시간 노동을 더 하는 셈"(이승욱 교수), "검찰에 근로시간 위반 사건이 고발되면 수사를 진행해야 해 처벌이냐 처벌 유예냐를 두고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박지순 교수) 등의 반론도 나온다.

기업이 탄근제를 잘 활용하려면 도입 문턱 자체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회 계류 중인 법안은 탄근제 단위기간이 4개월을 초과할 경우 근로시간을 주 단위로 정하도록 했다"며 "반면 3개월 내의 탄근제는 근로시간을 일 단위로 정해야 해 업무 증가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中企 범법자 내몰것…탄력근로 확대해야"


中企 절반 대책 미비...계도기간 부여·탄력근로제 1년 확대 등 필요

[MT리포트] 10곳중 4곳 주52시간제 준비 안됐는데… 中企 범법자 내몰리나

#직원 70여명을 둔 중소가구업체 A사. 이 회사의 원재료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5%가량 올랐다.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라 인건비는 10% 이상 상승했다. 여기에 내수경기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로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 200억원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70여일 뒤엔 ‘주52시간근무제’를 지켜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인건비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사람을 더 뽑아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A사 대표는 “이미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공장을 돌리기 힘들 만큼 인력난이 심하다”며 “주52시간제에 대비해 인력을 충원하려고 해도 뽑을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탄력근로제 확대 등 보완책 없이 이대로 주52시간제가 시행되면 많은 중소기업 대표가 범법자로 내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내년 1월부터 종업원 수가 50~299명인 중소기업에도 주52시간제가 적용된다. 중소기업계에선 경기 부진과 최저임금 급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더해지면 더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해다. 주52시간제 시행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계도기간(처벌유예) 부여와 탄력근로제 1년 이상 확대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20일 정부 당국 및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종업원 수 50~299명 기업 1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10곳 중 4곳에 달하는 기업이 아직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의 자체 조사 결과에서는 56%가 주52시간제 준비가 안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소기업계는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에게 주52시간제 시행 1년 이상 유예, 탄력근로제 1년 이상 확대실시 등을 건의했다. 지난 4일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4단체장의 오찬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의 주52시간제 도입 준비가 부족하다”며 “보완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중소기업계에선 주52시간제 보완책으로 현행 3개월인 탄력근로제를 1년 이상 확대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설문조사에서도 탄력근로제를 1년 이상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48.2%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주52시간제 문제를 보완하려는 법안은 국회에 막혀 있다. 실례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한정애 의원이 지난 3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답보상태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주요 선진국의 경우 법정 근로시간을 주40시간으로 단축하면서 1년 단위 이내 탄력근로제를 병행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현행 2주, 3개월 단위의 짧은 단위기간으로 시행되고 있고 까다로운 실시요건으로 도입률이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탄력근로제 1년 확대 및 사용요건 완화는 주52시간제 시행에 따른 후폭풍을 줄일 수 있는 보완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경민 기자



노동계 "주 52시간제 보완책 아닌 지원책 마련할 때" 반발


민주노총 "총파업 불사하겠다", 학계선 "중소기업 현장 감안한 합리적 대안 필요"

김명환 민주노총위원장(왼쪽)과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사진=이동훈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위원장(왼쪽)과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사진=이동훈 기자
'주 52시간제' 중소기업 확대 적용을 100여일 앞두고 정부가 계도기간 유예 등 보완책을 검토하고 나서자 노동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 흐름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인데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결과에 따라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학계 노동 전문가들은 노동자의 권리를 최대한 감안하면서도 중견 중소기업 현장에서의 어려움도 고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0일 노동계에 따르면 '주 52시간제'의 50~300인 중소기업 확대시행이 내년 1월로 임박하면서 현장에서는 '주 52시간제' 도입을 위한 근무형태·임금수준 등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관계자는 "올해 7~8월 소속 단위사업장 16개소를 대상으로 현장 심층 면접조사한 결과 현재 사업장 단위로 노사협의로 '1주 최대 52시간제'가 이미 순조롭게 도입됐거나 도입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주 52시간 근로제'가 중소기업 경영에 부담을 줄 것이란 이유로 보완책 검토에 나서면서 노동계와 갈등이 예상된다.

정부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계도기간 부여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한 특별연장근로 가능 사유 확대 △재량근로제 적용 업무 확대 등을 검토 중이다. 탄력근로제를 확대하거나 '주 52시간제' 시행 시기를 유예하는 방안이 골자다.

양대 노총은 이는 재계를 과도하게 배려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정부가 법 시행을 유예시키려는 움직임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노동시간 단축 지원 상황을 점검했을 때도 '준비하고 있지 못하다'는 기업은 7.2%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현장과 동떨어진 정무적 판단을 했다는 지적이다.

한국노총은 현재 시급한 것은 법 시행 유예가 아닌 '주 52간제' 안착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중소기업 사업장에서의 '주52시간제' 편법·탈법에 대한 엄격한 근로감독 방안 △근로기준법상 5인 미만 사업장 및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후속조치 등을 요구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전면 반대해온 민주노총은 정부 보완책 결과에 따라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가 확대되면 미조직·비정규직 노동자가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 공약 파기에 반발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올해 7월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 공약 파기에 반발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올해 7월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민주노총 관계자는 "최대 주 64시간 노동이 가능해지면 △노동강도 강화 △실질임금 삭감 △단기간 노동자 양산 등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며 "탄력근로제 확대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2번째일 정도로 긴 노동 시간을 대폭 줄인 다음에야 논의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경영계와 자유한국당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더 늘리고 재량근로제·선택근로제 등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노동계의 불안감을 더 커지고 있다.

앞서 대통령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올해 2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최대 6개월(기존 3개월)로 확대하는 데 합의했으나 현재 국회서 법안이 계류 중이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여해 합의했으나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에 전면 반대해왔다. 민주노총은 다음 달 9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규탄 의지를 다진 뒤 논의를 거쳐 올해 말쯤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주 52시간제' 안착을 위해서라도 노동계와 정부가 평행선을 고집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권혁 부산대 로스쿨 교수는 "중소기업은 외부경기변동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으면서도 인력 채용에 대응할 여력이 부족하다"며 "중소기업근로자에게 있어 특근은 여전히 혜택으로 여겨지는 것 또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이러한 현실 상황 보완 없이 획일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할 경우 자칫 현장 수용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노동계도 제도 안착을 위한 보완조치의 현실성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탄력근로제가 확대되면 노동자 건강 악화와 임금 저하 문제가 생긴다는 노동계 시각이 틀리지는 않다"면서도 "현행 3개월 안을 유지하면서 줄다리기하다가 보수 야당의 1년 확대안을 허용하는 것보다는 경사노위에서 정부와 경총, 한국노총이 합의한 6개월 안을 처리하는 방안 소모적인 논란을 피하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진·김영상·정경훈 기자



알쏭달쏭 유연근로제…5가지 유형은


주 52시간제로 유연근로제 도입 기업 늘어나
국회 논의 중 탄력근로제 외 선택-간주-재량 등 활용


 /일러스트=임종철 디자인기자
/일러스트=임종철 디자인기자

주 52시간 근로 시대가 시작되면서 '유연근로시간제'도 주목받는다. 52시간을 지키되 기존 '9 to 5'가 아니라 업무나 근로자 개인 상황에 맞춰 근로 시간대를 말 그대로 유연하게 조율하는 제도다.

근로시간이 줄면서 업종이나 회사 특성에 따라 틀에 박힌 '하루 8시간' 근무를 고집해서는 법을 지킬 수 없는 기업들에는 필수다. 연구개발(R&D)이나 계절수요 충족을 위해 집중근로가 필요한 정보통신(IT), 유통업종이 대표적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유연근로제는 크게 5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먼저 국회에서 논의 중인 탄력근로제가 그중 하나다. 탄력근로제는 주 52시간 근로 원칙을 '한 주' 기준이 아닌 분기, 반기 혹은 1년 단위로 세는 것이다. 일이 많은 주는 근로시간을 늘리고 대신 다른 주에서 줄여 평균을 맞추면 된다. 아이스크림 제조는 여름이 성수기, 겨울이 비수기다. 주문량이 급증할 때는 업무량을 늘리고 반대일 때는 업무량을 줄일 수 있다. 현행법상 최대 단위기간은 3개월이다. 정부는 주 52시간제 안착을 위해 이를 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두번째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다. 한 달 이내 일정 기간 단위로 정해진 총 근로시간 범위 안에서 업무의 시작·종료시각과 1일 근로시간을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다. 1주 40시간, 1일 8시간 등 일반적인 근로시간 제한을 두지 않고 자기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일하는 일종의 자율 출퇴근제다. 업무량 편차가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 △금융거래·행정처리 등 사무관리 △R&D △디자인 △설계 직종에 적합하다. 중장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IT 업계에서는 현행 1개월인 정산기간을 3~6개월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출장 등으로 사업장 밖에서 일해 근로시간을 측정하기가 어려운 경우 세번째인 간주근로시간제를 쓰면 된다. 영업직이나 A/S 업무, 출장 업무, 재택근무 등이 대상이다. 실제 근로 시간과 관계없이 소정근로시간 또는 업무수행에 통상적으로 필요한 시간, 노사가 서면으로 합의한 시간 중 하나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한다.

네번째는 재량근로시간제다. 정해진 근로시간 없이 노사가 서면 합의로 정한 시간을 일한 것으로 보는 제도다. 근로시간 배분이나 업무수행 방법 모두 근로자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 전문성·창의성이 필요한 업무의 경우 단순히 근로의 기계적인 양보다는 성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재량근로제는 도입 요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1조와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규정한 6개 업무만 해당된다. △R&D △정보처리업무 △신문·방송·출판에서의 취재·편성·편집 업무 △의복·실내장식·공업제품·광고 등의 디자인 또는 고안 업무 △방송 프로그램·영화 등의 제작 사업에서의 프로듀서나 감독 업무 △노무사·회계사·변호사·세무사·변리사·법무사 등이다.

마지막은 노사 서면합의를 통해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해 임금 대신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보상휴가제다. 근로자와 사용자에게 임금과 휴가에 대한 선택 폭을 넓혀주는 제도다. 유급휴가로 보상해야 할 부분은 연장·야간·휴일근로 시간과 그에 대한 가산시간까지 포함된다.

권혜민 기자


탄력근로제 '열쇠 쥔' 환노위…與 "6개월" VS 野 "노사 자율로"


22일 국감 종료, '재협상' 예고…'50~299인 사업장, 계도기간' 여야 공감대

지난 4월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의에서 임이자 소위원장(오른쪽)과 한정애 민주당 간사가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지난 4월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의에서 임이자 소위원장(오른쪽)과 한정애 민주당 간사가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여야가 탄력근로제 확대를 위한 재협상에 돌입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초 근로자 50~299인 사업장에 ‘주 52시간 근로제’(주 52시간제)가 본격 적용되는만큼 탄력근로제 확대에 초당적 협력을 촉구한다. 자유한국당은 “하려면 제대로 하자”며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탄력근로제 등 유연근로제 전반을 노사 자율에 맡기자고 역제안한다.
민주당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자는 입장을 유지한다. 특정 기간 집중 근로를 허용하는 탄력근로제가 확대되면, ‘주 52시간제’로 인한 기업 생산성 저하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탄력근로제는 단위기간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 52시간(소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 내에서 특정한 주는 최대 64시간의 근로를 허용한다. 한 주 64시간을 일했다면, 다른 주엔 초과된 12시간을 제외한 최대 40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다. 단위기간이 확대되면 집중 근로 기간과 쉬는 기간이 함께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단위기간 6개월’ 안에 경영계의 의사가 반영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경영계와 노동계가 참여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는 지난 2월19일 이같은 내용에 합의한 바 있다.

선택근로제 확대 등 한국당 제안에 대해선 중노동 우려 등을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선택근로제는 유연 근로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탄력근로제와 ‘쌍둥이 조항’으로 불리나, 연장근로를 포함해 한주 근로시간을 최대 64시간으로 제한하는 탄력근로제와 달리 근로시간 상한선이 없다.

한국당은 ‘주 52시간제’는 여야 합의 처리한 것으로 손댈 수 없다면서도,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6개월’ 안으로는 기업 애로를 해결하는 데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다. 프로젝트 수행 기간 집중 근로가 발생하는 IT(정보통신) 업계와 특정 계절에 수요가 몰리는 에어컨, 정수기, 보일러업계 등의 목소리를 고려했다.

그러면서 탄력근로제 뿐 아니라 선택근로제 등 유연근로제 전반을 노사 자율에 맡기자고 역제안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 국내 기업의 활력을 도모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확대하거나 현행 1개월로 규정된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함께 늘리는 방안 등이다.

내년부터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는 50~299인 사업장에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에는 큰 틀에서 여야 공감대를 이룬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주 52시간제’가 중소기업에 안착하도록 계도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며 “법은 제대로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 처벌이 목적은 아니”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반발은 변수로 지목된다. 민주노총은 과로사와 실질임금 감소 등의 우려로 탄력근로제 확대 자체를 반대하며 지난해 11월 출범한 경사노위에서 일찌감치 이탈한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이달 8일 문재인 대통령의 탄력근로제 등 보완 입법 주문에 대해서도 “어렵게 제도화한 ‘주 52시간제’를 탄력근로제로 무력화하는 ‘개악 입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원광 기자



경제 '극일' 하려면…"탄력근로 시간 日 수준 돼야"


경제단체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확대 등 통해 주 52시간제 보완해야"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탄력 근로제 등 보완책을 통해 주 52시간 근무제의 숨통을 틔워야 한다는 것이 경제단체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비슷한 시기에 근로시간 제한 제도를 도입한 일본도 탄력 근로제 단위 시간을 최대 1년으로 삼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를 앞두고 올해 수시로 국회와 정부에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경총은 지난 8월 '유연근무제도 개선 건의 사항'을 정부에 전달했으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국회를 찾아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경제단체의 공통된 입장은 보완책 마련이다. 경총은 "경직된 근로시간 제도에 따른 산업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한국 산업경쟁력을 고도화하려면 유연근무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대한상의가 각 당 원내대표에게 전달한 '조속입법' 리포트에는 '탄력근로제 보완'이 담겼다.

특히 경총은 일본의 탄력 근로제 단위 시간이 최대 1년이라는 점을 들어 우리의 단위 시간이 늘어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재계에서도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최소한 일본의 규제 수준에 맞춰야 경쟁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총에 따르면 일본은 연장근로 한도 또한 업무량 폭증 시에는 노사 합의로 월 100시간, 연 720시간까지 허용된다. 또 재량근로시간제엔 연구개발 등 전문업무형 뿐 아니라 기획업무형도 포함된다. 고소득·전문직 근로자를 근로시간 제한에서 제외하는 '고도프로페셔널 제도' 등도 도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 52시간 제도 확대 시행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주 52시간 제도 계도 기간으로 6개월을 고려하고 있는데, 6개월은 여력이 안되는 사업장들에 턱없이 짧은 시간이라는 이유에서다. 재계에서는 경제단체들이 계도기간 6개월 대신 시행을 1년 이상 미뤄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국회와 정부에 곧 제출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노동시간 단축까지 겹쳐 기업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며 "기업들의 대응 능력을 감안하면 주52시간 근무제를 감당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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