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에 들이닥친 '한파'…오늘 국회서 끝장본다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최근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브리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1일 오전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우리·하나은행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펀드(DLS·DLF) 피해자비대위의 DLS판매 금융사 규탄 집회에서 한 피해자가 오열하고 있다. 피해자비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융당국에 DLS 판매에 대한 엄정 조사와 계약 무효임을 밝히고, 우리은행 측에는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 배상 등을 요구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올 하반기 대규모 투자자피해를 초래했거나 피해가 예상되는 사례들이 자산운용업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1일 국회서 열리는 금융권 종합 국정감사에서도 부실운영, 투자자보호 실패 등 각종 이슈들에 대한 강한 질책이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독일국채금리 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원금손실 사태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1일 금감원 중간조사 결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의 경우 기초자산이 된 금리가 급락하면서 원금의 대부분을 잃게 된 상품들이 속출했다.

불완전판매 의심사례와 투자자수익률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금융사들의 수익률 문제도 드러났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가족펀드 의혹으로 홍역을 앓던 사모펀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사모펀드에 제동이 걸릴지도 업계의 최대관심사다. 규제 완화를 줄곧 주장해오던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등 규제부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최근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브리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국회 정무위원들도 2015년 사모펀드 규제완화 이후 투자자보호가 부실해졌다며 여당의원들을 중심으로 규제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도 관련한 질의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화룡점정은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연기 사태다. 국내 1위 헤지펀드인 라임자산운용이 펀드환매를 지연한 금액은 총 1조3000억원 규모로 DLF 피해액 8200억원보다 큰 상황. 다만 현재 상태는 '지연'일 뿐 손실확정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당국도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환매중단 사태가 최대 내년말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면서 유동성 문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판매한 상품들은 사모펀드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라임운용을 넘어 사모펀드 시장 자체에 대한 신뢰도 저하, 자금이탈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