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중시위 확산…화염병에 샤오미 불탔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홍콩 몽콕 나단로드에 위치한 중국 샤오미 휴대폰 매장이 시위대가 던진 휘발유 폭탄에 불이 붙어 내부가 전소된 모습. /사진=로이터

홍콩 내 반중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시위가 시작된 이후 20번째 주말인 20일(현지시간) 홍콩 도심에 위치한 중국 매장들은 시위대의 주요 표적이 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시위는 홍콩 도심지역인 침사추이역과 몽콕 거리에서 벌어졌다. 수만명의 시위대는 오후 3시쯤부터 모여 홍콩 당국과 중국에 대한 반발을 드러냈다.

이날 시위에서는 중국계 은행과 매장 등이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됐다. 몽콕 나단로드의 샤오미 휴대폰 매장은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불이 붙어 매장 내부가 전소됐다. 중국은행과 중국 공상은행, 베스트마트360과 유니소 등 중국계 매장등도 불길에 휩싸였다.

중국계 매장 벽에는 시위대가 쓴 낙서로 뒤덮였다. 건물 곳곳에는 '차이나치(Chinazi, 중국과 나치의 합성어)', '광복 홍콩' 등 스프레이 낙서가 그려졌다. 벽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진을 붙이고 붉은 스프레이로 ‘X’ 자를 그려 넣기도 했다.

홍콩 경찰은 오후 3시 15분쯤 침사추이역 인근에서 최루탄을 발포하기 시작했다. 또 시위대 식별을 위해 파란색 염료를 섞은 물대포를 무차별적으로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카오룽 지역의 한 이슬람 사원에 물대포를 쏴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홍콩 이슬람단체는 성명을 통해 "홍콩 경찰이 종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홍콩 경찰은 이날 저녁 이슬람 사원을 방문해 "시위 진압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였다"며 사과했다.

한편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경기 도중 홍콩 시위를 옹호하는 관중들의 기습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브루클린 네츠와 토론토 랩터스의 경기에서 관중 수십 명은 “중국이 돈으로 침묵을 강요하게 두지 말라. 자유를 위해 죽어가는 이들이 있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홍콩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는 NBA 구단인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트윗을 올렸다가 중국의 보복을 당하자 곧바로 지지를 철회한 것에 대한 비판을 나타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