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5홀 1온' 꿈의 비거리…볼빅 "2020년 글로벌 빅3 도약"

모리스 앨런(38·미국)이 지난달 25일 경북 구미에서 열린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 개막을 앞두고 열린 '볼빅 롱 드라이브 챌린지'에서 호쾌한 스윙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제공=볼빅

화끈한 비거리를 자랑하는 '롱 드라이브 챌린지'는 골프 문외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신흥 스포츠다. 룰은 간단하다. 제한된 시간 내에 제한된 폭 이내로 가장 멀리 골프공을 보낸 사람이 경기의 승자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되고 단 1개의 공으로 승부가 결정되다 보니 마지막까지 땀을 쥐게 하는 '쫄깃함'이 매력이다. 경기 내내 OB(아웃오브바운즈)를 내다가 마지막 샷에 장타를 내 경기를 뒤집기도 하고, 안정적인 샷에도 300야드를 넘기지 못하고 패배하기도 한다.


이 경기의 메인스폰서인 한국 골프용품 기업 '볼빅'은 롱 드라이브 챌린지의 인기로 인지도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매출 확대 효과도 거두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볼빅 골프공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2016년 3%에서 지난해 4.7%로 상승했다. 올해는 5%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볼빅의 분석이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30%다. 볼빅은 2016년 월드 롱 드라이브 챔피언십(WLD)을 시작으로 줄곧 메인스폰서로 참여하며 이 대회 공인구를 공급하고 있다.

볼빅의 성장은 매출에서 드러난다. 2008년 비티앤아이로부터 물적분할한 골프공 사업부를 인수해 볼빅을 신설한 문경안 회장은 2010년부터 컬러볼을 앞세워 시장을 넓혀갔다. 2009년 35억원이었던 매출은 2010년 120억원, 2012년 270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컬러볼 파워는 2013년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그해 300억원을 기록한 뒤 3년 연속 330억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 시점에서 롱 드라이브 챌린지의 후원은 볼빅의 가치를 더 높이는 계기가 됐다. 장타 대회인만큼 뛰어난 반발력을 증명하는 효과가 따라붙으면서다. 이후 볼빅은 2017년 420억원, 지난해 470억원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그동안 컬러볼은 여성들이나 쓰는 볼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서 "롱 드라이브 챌린지의 메인스폰서로 참여하고 세계 톱 랭커와 계약 효과로 지금은 범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국내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장타자의 내한도 늘었다. 지난 6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롱 드라이브 챌린지 대회가 열렸고, 이를 기점으로 종전 대회 우승자들이 차례로 한국을 찾으면서 볼빅의 인지도를 높였다. 올 시즌 474야드를 기록하며 우승한 '팀 버크', 2017년 483야드를 기록한 '모리스 알렌'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알렌은 나이아가라 폭포를 넘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의 기록은 짧은 파5 홀을 1온 할 수 있을 만큼의 비거리다. 1976년 시작된 롱 드라이브 챌린지는 2013년 미국 골프채널에서 방영되면서 인기가 늘었다.

볼빅은 비거리 향상이나 우수한 직진성 등 특징있는 골프공을 연이어 출시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테면 월드 롱 드라이브 챔피언십 공인구인 비비드 엑스티는 비거리를 극대화시킨 제품으로, 역대급 신인 조아연 프로가 사용하는 S4는 직진성과 방향성을 향상시킨 제품으로 홍보하고 있다.

볼빅 관계자는 "뜨거운 반응을 토대로 2020년 이내에 미국 시장점유율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현재 세계 6위권의 글로벌 브랜드 순위를 3위권까지 진입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볼빅의 최대주주는 철근을 유통하는 엠스하이로 지난해 말 기준 24.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엠스하이는 문 회장의 친인척인 문정환씨와 문지은씨가 각각 30% 지분을 가지고 있다. 문 회장 지분은 15.2%로, 친인척을 포함하면 39.5%가 문 회장 일가 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