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관련 법안처리, 어디까지 진행중? '법무부 감찰규정' 등 속속 시행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검찰개혁 법안 처리'에 대한 협조를 당부한 것과 관련, 법무부에서는 관련 규정들이 속속 개정되거나 시행되는 등 검찰개혁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가가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시행된 '법무부 감찰규정'은 법무부와 대검이 지난 18일 만나 개정 내용에 대한 합의를 이룬 후 불과 3일만에 시행됐다. 이번 개정안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재임기간 동안 수차례 '셀프감찰'을 문제삼으며 대안 마련을 지시한데 따른 대표적인 검찰 개혁 방안 중 하나다.


법무부 감찰규정은 검찰에 대한 직접감찰을 확대하고 감찰 보고·자료 제출 의무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앞으로 검찰은 검사 비위가 발생했을 때 법무부 장관에게 반드시 보고해야 하고, 비위를 숨길 의도로 관련 보고를 하지 않으면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나설 수 있다.

당초 법무부의 직접감찰 대상은 사실상 검찰총장 정도로 제한돼 있었지만, 법무부는 해당 규정에 직접감찰 사유를 4개 추가했다.

△검찰에서 법무부 감찰을 요구한 경우 △즉시 조치가 필요한 인권침해가 발생한 경우 △의원면직을 신청한 검사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비위 혐의가 있는데도 검찰의 자체 감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신속히 수행되지 않는 경우 △은폐할 의도로 검사 비위가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되지 않는 경우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15일 관보 등을 통해 '인권보호수사규칙' 제정도 입법예고한 상태다.

제정안은 심야 조사 및 장시간 조사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부당한 별건 수사와 수사 장기화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피해자나 참고인에 대한 출석 조사도 최소화되는 등 그간의 수사 관행을 개선함으로써 수사 절차상의 국민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또 규범력을 높이기 위해 훈령이던 준칙을 법무부령인 '인권보호수사규칙'으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공수처 필요성'에 대해서도 법무부 및 검찰은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전날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공수처는 국민의 뜻이다. 검찰도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검찰이 초기에는 검찰 스스로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는데 대해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반대했지만, 문무일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 총장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이날 문 대통령이 언급한 "검찰에 대한 실효성 있는 감찰과 공평한 인사"를 위한 방법론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우려의 의견도 나온다.

법무부와 검찰개혁을 논의하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검사 인사·예산권을 쥐고 있는 검찰국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법무부 내 검사들을 '완전히' 퇴출시키고 일반 행정직 공무원을 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초동의 한 검사는 "사람을 볼때 서류만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같이 해보면 실력과 인품 등을 알게 된다. 현장을 전혀 모르거나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와서 검찰 인사를 한다면 정치적으로 휘둘릴 가능성도 있고 결국 검찰 일선 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