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왕 외동딸 아이코 공주, 다음 일왕 승계할까

이번에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 아이코 공주 / 사진=AFP제공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나루히토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의 일왕 즉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즉위식을 계기로 왕실 규범을 바꿔 여성도 왕위를 계승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일본 왕실 제도에 대한 법률인 일본 왕실전범( 皇室典範)에 따르면 남성만 일왕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왕위 계승 서열 1위는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인 후미히토 왕자다. 계승 서열 2위는 후미히토의 아들인 히사히토 왕자다. 이번에 즉위식을 한 나루히토 왕과 그의 배우자인 마사코 왕비 사이에는 아이코 공주만 있기 때문이다.


나루히토 일왕이 왕세자 시절 딸 아이코 공주만 낳자 2000년대 전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 일본 정부는 여성 일왕 또는 여계(女系) 일왕을 인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 보수파의 반대와 2006년 히사히토 왕자의 탄생으로 여성 일왕 논의는 중단됐다.

중단됐던 논의가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을 계기로 다시 시작될 조짐이다. 지난해 11월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에선 여자 일왕의 즉위에 대해 63%가 찬성했다.

지난 1월 도쿄신문의 여론조사에서도 여 일왕 즉위에 대해 84.4%가 긍정적 의견을 보였다. 아사히신문의 지난 4월 조사에서도 76%가 여일왕 즉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나루히토 일왕 즉위 다음 날인 5월 교도통신의 긴급 여론조사에서는 79%가 여일왕 즉위에 찬성했다.

마사코 왕비에 대해 호의적으로 돌아선 여론도 여일왕 즉위설의 기름을 부었다. 마사코 왕비는 하버드대 경제학과와 도쿄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외교관으로 활동했으며, 영어와 프랑스어,중국어, 러시아어 등 7개 국어에 능통한 재원이다.

마사코 왕비는 나루히토 당시 왕세자와 결혼하고 폐쇄적인 왕실 분위기 속에서 우울증을 겪었지만 지난 5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 행사를 통역없이 훌륭하게 수행해내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아이코 공주의 고등학교 입학 사진/ 사진 = AFP 통신

수재인 어머니를 둔 아이코 공주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전국 1%에 드는 성적을 보였다. 아이코 공주는 현재 18세로 도쿄대 입학 안정권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아이코 공주는 특례입학으로 대학을 입학했던 일본 왕족들과 다른 행보가 기대돼 학벌을 중요하는 일본 사회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내 여일왕 즉위 가능성에 대한 긍정 여론이 일자 보수 진영의 견제도 시작됐다. 자민당내 보수파 그룹인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이 부계일왕의 전통을 지키자는 제안을 아베 총리에게 제안할 예정이라고 산케이 신문이 21일 전했다. 자민당 보수그룹은 아이코 공주가 일왕에 즉위할 경우 여성 왕족과 평민 사이에서 낳은 자녀가 일왕이 될 수 있다며 '부계 세습을 법으로 정하자는 제안서를 건네 (여계 일왕 승계) 움직임을 견제할 것'이라고 산케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