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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유비이락? 유니클로 날자 배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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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강준 기자
  • 2019.10.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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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사자성어다.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이 공교롭게도 타이밍이 겹쳐 괜한 의심을 산다는 뜻이다. 일본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 유니클로가 최근 처한 상황을 잘 반영하는 말이다. 까마귀 대신 유니클로를 넣어 '유비이락'이라 할만하다.

유니클로는 지난 19일 문제의 후리스제품 TV 광고를 전면 중단했다.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는 광고 자막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폄하했다는 비판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다.

논란이 된 광고는 98세 패션 컬렉터인 압펠과 13세인 패션 디자이너 로저스가 카메라를 응시하며 대화를 나누는 내용으로 만들어졌다. 압펠이 로저스에게 "스타일 완전 좋은데요!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어요?"라고 묻자, 로저스는 "세상에, 그렇게 오래전 일을 어떻게 기억하겠니?(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고 대답한다. 한국판 광고에서만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며 연도를 특정하는 의역을 넣었다.

이 의역은 위안부 폄하 논란으로 번졌다. 유니클로의 주장처럼 의도적이지 않고 오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유니클로는 논란 초기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니 대단하다"는 반응을 보여, 비판 여론을 더 악화시키는 '최악의 수'를 뒀다.

만약 유니클로가 "혹시 소비자들이 이 광고문구를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하며 좀더 의역을 살폈더라면, 또 논란이 일어나자마자 광고를 내리고 "더 신중했어야했는데"라는 낮은 자세를 보였더라면 상황은 지금과는 크게 달라졌을 수도 있다. 한일 갈등으로 인해 유니클로는 어쨌든 현재 한국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까마귀' 신세다. 이럴 때일수록 나보다는 상대방의 말과 의견에 더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자수첩]유비이락? 유니클로 날자 배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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