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수사에 시민참여 '수사배심제' 전국확대

경찰청 자료사진./사진=뉴스1

검·경 수사권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 등 창설이래 가장 큰 도전을 앞둔 경찰이 대대적인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경찰은 대표적인 유착비리 사건인 '버닝썬 사태'를 반성하고 환골탈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수사국은 외부감시와 참여를 늘리고 내부 조직체계 강화를 골자로 한 '미래비전 보고서'를 23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책임 있는 경찰수사, 국민중심 현장사법'을 주제로 4대 추진전략과 80개 과제를 담았다.


보고서 내용을 종합하면 체계적인 수사절차를 수립하겠다는 취지다. 추진 전략별 세부과제는 △국민중심 수사 24개 △균질화된 수사품질 17개 △책임성‧윤리의식 확보 12개 △스마트 수사환경 27개 등이다.

경찰은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 국민지지를 받겠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제목도 '경찰수사를 새롭게 디자인하다'로 발표했다. 경찰은 수사권조정과는 맞물려 관련 과제들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사과정에 시민 참여, '수사배심제' 도입 = 경찰은 주요 사건 수사과정에 국민이 참여하는 '수사배심제'(사건심사 시민위원회)를 실시한다. 수사 이의 제도를 확대해 시민참여와 권한을 대폭 늘리겠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지난 7월 '유착 비리 근절 종합 대책'을 통해 시민위원회 도입 계획을 발표하고 대전청과 강원청에서 시범실시 중이다.


수사배심제는 일반 시민이 수사 진행 여부에서부터 구속영장 신청, 사건 종결 등 의견을 제시하는 제도다. 심사결과 비리나 청탁, 강압수사 등 부당한 사안이 드러날 경우 수사를 종결했더라도 재수사 권고를 할 수 있다.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공보체계 구축을 위한 '개방직 공보관'도 추진된다. 피의사실 공표와 피의자 인권보호 등 수사공보 과정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외부참여를 늘리겠다는 설명이다.

경찰 미래비전 보고서 자료. /자료=경찰청

◇내부조직 강화, 수사품질 끌어올린다 = 경찰 내부조직 강화를 위한 대책도 담았다. 경력 10년 이상 경찰관 가운데 수사 전반을 지도·점검하는 수사심사관을 신설해 내사 단계부터 종결까지 부실수사나 절차 등이 적절했는지 등을 따져 관리한다.

경찰은 무작위 사건배당 시스템을 도입해 청탁이나 팀장 등 관리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수사 품질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경찰청에 수사연구관을 신설해 실질적인 수사지휘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다. 실적 중심 내부평가도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기로 했다.

구속·수사 체계도 개편한다. 현재 전국 67개 경찰서에서 운영 중인 영장심사관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영장신청 기준 표준'을 만들 예정이다. 구속수사 기일도 현행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는 제도개선도 검찰 등과 논의해 추진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의 수사가 믿고 맡길 수 있도록 거듭나야 한다는 차원에서 개혁방안을 만들었다"며 "인권보장과 수사 품질을 균일하게 만들어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