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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시 확대" 발언에 진땀 뺀 정부, 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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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해람 기자
  • 김경환 기자
  • 2019.10.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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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 정치에 휘둘려선 안돼" 교육계 우려…김상조 "대통령 뜻은 계속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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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문재인 대통령의 '정시 확대' 발언에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개선'에 먼저 집중하겠다며 정시 확대에는 선을 그어 온 교육부의 방침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교육계에서는 교육정책이 정치권의 요구에 쉽게 휘둘려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시 확대' 카드로 국면 돌파…기존 교육부 방침과는 정면 충돌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갖고 "국민들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라며 "최근 시작한 학종 전면 실태조사를 엄정하게 추진하고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한 방안도 강구할 것이다. 정시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공식 연설에서 직접 정시 확대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부정 의혹으로 들끓은 여론을 달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민 다수가 '정시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정시 확대' 카드로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도 "정시 확대에 대해 적극 검토해주길 바란다"(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수능 선발 비중을 50% 이상 확대해야 한다"(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같은 취지의 주장이 이어졌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하지만 이는 그동안 교육당국이 보여 온 정책 방향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정시 비중 30% 이상으로 확대'를 각 대학에 권고한 뒤, 그 이상으로 정시 비중을 확대하는 것에는 선을 그어 왔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하루 전인 지난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시 확대 요구는 학종이 불공정하다는 인식 때문에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 본다. 학종 공정성에 대한 것을 먼저 집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교육계 "정치권에 교육정책 휘둘리면 안된다" 우려


교육계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교육 정책이 정치권의 요구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2일 논평을 내 "대통령의 '정시 비중 상향' 발언 한마디로 대입체제 개편 논의가 좌지우지되는 것은 교육 백년대계라는 국가적 차원에서 볼 때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며 "대통령으로서 '공정함'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수용하고 민심을 달래는 자세는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대입제도 개편과 연관해 발언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같은 날 논평을 내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당‧정‧청 간 엇박자를 드러낸 것이자, 학생‧학부모 등 교육현장의 혼란과 혼선만 초래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이번 발언이 (정시) 30% 이상을 뛰어 넘는 비율을 각 대학, 특히 학종 실태조사를 진행 중인 특정 대학에 강제하겠다는 의미라면 새로운 논의의 장을 마련해 바람직한 방향을 설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교육계의 의견 수렴이 선행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시 확대에 적극 찬성하는 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조차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늦게나마 정시확대를 바라는 민심에 응답한 것으로 다행"이라면서도 "원칙적으로 교육정책의 민감성과 안정성, 예측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대통령 말 한마디에 교육정책이 이리 저리 휘둘리는 것은 절차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정부 "원래 논의 중이었다" 해명 나서…김상조까지 투입해 '진화'


논란이 거세지자 정부는 즉시 진화에 나섰다. 교육부는 22일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후 입장문을 내 "교육부는 그동안 학종 비율의 쏠림이 심각한 대학들, 특히 서울 소재 일부 대학에 대해서는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이 확대될 수 있도록 협의해 왔다"며 "당정청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부터 준비해오던 정책인 만큼 급격한 방향 선회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날 MBC '뉴스데스크'에 나와 "교육문제에 관한 대통령의 뜻은 (정책실장이 된) 지난 4개월 동안 똑같았다. '이상론에 얽매이지 말고 국민이 원하는 바를 실천하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정책실장은 "학종이 과도하게 높은 수도권 일부 대학에 대해서 그 문제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고, 이미 당정청 간에 협의가 충분히 진행됐다.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논의하고 국민들께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계는 정책 내용 자체에 대해선 일단은 유보적인 입장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진 않았기 때문이다. 정시 확대에 반대하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구본창 정책국장은 "(문 대통령의 발언이) 기존 교육부의 정책 방향과 매우 심각한 엇박자이긴 한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건 아니다"라며 "오는 11월 발표될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교육불평등을 바로잡을 본질적 대안이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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