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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얘긴 '친서'로… 한일 총리 '10분 면담'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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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일본)=박준식 기자
  • 2019.10.2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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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24일 각국정상 50여명 순차면담 한일 복잡한 현안 대화는 사실상 불가능…일본내 주전·주화파 주장 혼재한 상황서 '밀담'으로 접점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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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뉴스1) 유승관 기자 = 일본을 방문중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23일 일본 도쿄 게이오대학교 미타캠퍼스를 방문, '일본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꽁꽁 얼어붙었던 한일관계가 이낙연 국무총리의 일왕 즉위식 참석으로 따뜻한 변화의 온기를 맞고 있다. 이 총리는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단독 면담을 갖는데 이를 전후로 13개 공식일정과 비공식 일정 몇 차례를 준비해 수행하고 있다.

다만 양국 총리 사이의 단독 회담은 짧으면 10분에서 길어도 20분을 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이 한국을 무시하거나 이낙연 총리 일행을 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일왕 즉위식에 참석한 각국 사절단이 쇄도해서다.

22일 일왕 즉위식에는 세계 170여개국에서 400여명 축하사절이 참석했는데 상당수가 국가 수반과 정상급 인사다. 아베 총리가 23일에 단독으로 만나는 세계 각국 정상 등만 50여 명에 이른다. 즉위식에 참석한 이 총리를 그대로 돌려보내지 않고 23일 오전 시간대에 단독 면담일정을 확정한 것이 오히려 일본이 한국을 예우한 것이라 볼 수 있다.

10분 단독면담의 의미…빙점 깨트리는 훈풍

한일 총리면담을 주선한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두 총리가 긴 대화를 나누기 위한 자리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만나서 대화한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예정된 10분은 대화로 현안을 풀기에는 여건이 녹록치 않은 시간이라는 의미다.

한일관계는 강제징용 배상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GSOMIA) 파기 등으로 지난 2년여 간 악화했다. 이런 복잡한 현안을 단숨에 혹은 단번에 양국 총리가 한 자리에서 해결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낙연 총리도 22일 "마치 드라마틱하게 단 말 몇 마디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지 않겠냐"며 "최대한 (양국) 대화가 더 촉진되도록 세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이번 (방일)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두 총리가 만났다는 것은 돌아섰던 양국 정부가 한 테이블을 두고 다소 멀어보이던 대화의 물꼬를 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한일 양국 실무진은 물밑에서 서로의 이견을 좁히기 위한 실무 협상 제안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개인적인 친분이 있던 두 총리가 웃으며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것만으로도 관계개선에 있어 어느 정도 긍정적인 변곡점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 제안은 친서로…이낙연 "심부름꾼" 몸 낮춘 이유

일본은 최근 일부에서 지소미아 조차 필요없다는 강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속내로는 하루빨리 관계를 호전시키는 것을 바라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국방에서 지소미아가 있는 것이 실익이 크고, 야당이나 경제산업성, 여행 산업을 주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관계개선 주장이 여론으로 드러나고 있어서다.

일본 내에서도 한국에 대한 대응은 주전·주화파 목소리가 엇갈린다. 이낙연 총리의 방일 행보는 일본 내 지한파와 양국 관계 개선을 바라는 이들에게 한국의 진정성을 보이고, 주화파들에게도 양국 우호협력의 역사를 되새기는데 집중되고 있다. 고(故) 이수현 의인 추모비를 찾아 헌화하면서 인류애(愛)를 발휘한 의인에게는 국경이 없다며 1500여년 양국 우호 역사를 상기한 것이 그런 발현이다.

복잡하게 얽힌 양국 관계의 실타래를 풀기 위한 변곡점에서 정부가 구상한 전략은 '친서(親書)'를 활용하는 것이다. 번번이 깨진 강제징용 배상 관련 실무협상 제안도 친서를 통해 구체적인 제안으로 다시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다. 양국 총리가 짧은 회담에서 자세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고, 굳이 예민한 문제를 거론하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 자리이기에 한국 대통령이 보낸 친서로 사안을 갈음해 관계호전의 미래를 열어둘 수 있는 것이다.

이낙연 총리로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전달은 본인에게 과중히 집중된 정치적 부담을 낮출 열쇠다. 이 총리가 방일 전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양국 정상이 필담으로 나눌 대화를 전달할 '심부름꾼'이라고 몸을 낮춘 것은 이런 맥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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