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전 동부회장 변호사 "고소 황당…증거있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비서 성추행과 가사도우미 성폭행 등 혐의를 받는 김준기 전 동부그룹(현 DB그룹) 회장이 23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비서와 가사도우미를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준기 전 동부그룹(현 DB그룹) 회장(75) 측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김 전회장 측은 "고소인들의 주장을 반증할 확실한 자료도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전회장 측 변호인은 23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일부 취재진과 만나 "김 전회장은 (고소 사실) 자체에 너무 황당해 한다"며 "확실한 반증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사자 간 합의 아래 이뤄진 행동이라는 기존 주장을 재확인했다.

김 전회장은 가사도우미와 비서로부터 각각 성폭력 행사와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김 전회장 비서로 일했던 A씨는 2017년 2월 김 전회장에게 상습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전회장 소유 경기 남양주 별장에서 2016년부터 1년간 근무한 가사도우미 B씨 역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월 고소장을 냈다.

김 전회장 변호인은 성폭력이나 강제추행은 없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김 전회장은 수십년간 약을 복용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다"며 "70대 중반 노인이 여성을 번쩍 들어서 성폭력하고 추행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소한) 여성들이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라며 "(김 전회장이) 안 한 것을 안 했다고 (입증)하는 게 제일 힘들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두 여성과 모두 합의를 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 전회장은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된 뒤 오전 9시쯤부터 수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회장은 이날 공항에서 경찰 호송차량으로 이동하면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며 "조사 과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회장은 비서 성추행 논란이 커지기 전인 2017년 7월 간과 심장, 신장 등 질병 치료차 미국으로 출국한 이후 수사기관 소환에 불응해왔다.

경찰은 2017년 11월 인터폴(INTERPOL, 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그해 말 김 전회장의 여권도 무효화했다. 경찰은 김 전회장의 해외체류가 길어지자 지난해 5월 성폭력·성추행 사건 모두 소재불명 등 사유로 기소중지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김 전회장이 귀국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수사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김 전 회장의 강제 송환을 시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