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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너절한 남측시설 들어내라" 김정은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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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민선 기자
  • 2019.10.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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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이슈+]19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 2008년 중단…남북 대화 가능성도

[편집자주] 온라인 뉴스의 강자 머니투데이가 그 날의 가장 뜨거웠던 이슈를 선정해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드립니다. 어떤 이슈들이 온라인 세상을 달구고 있는지 [MT이슈+]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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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회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남조선측에서 건설한 대상들과 삼일포와 해금강, 구룡연일대를 돌아보며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시설물에 대해 엄하게 지적했다"고 보도했다./사진=노동신문 캡처
남북 경협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이 이대로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내 남측이 지은 시설 철거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남측과의 합의'를 전제한 만큼 남북 간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인민들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마음껏 즐길수 있는 종합적인 국제관광문화지구로 훌륭히 꾸리실 구상을 안으시고 금강산지구를 현지지도 하시였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강산에 남녘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지만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대해 우리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발언 의도는?…"美에 강한 메시지"
"우리 정부 맹비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 위원장 발언은 북한 내부, 미국, 한국 등 크게 3곳을 향한 것으로 해석된다. 먼저 "세계적인 명승지답게 잘 꾸려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말처럼 북한 주민과 당의 당국자가 금강산 관광지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금강산 개발 계획까지 지시하며 독자적인 개발 의지를 표명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미국을 향한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게 중론이다.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미국에 강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만약 (북미 간) 대화가 여의치 못하면 여기에 대한 결단을 보내겠다는 메시지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를 향한 '재촉' 메시지이기도 하다. 남북경협 재개와 대북제재 해제 문제에 있어서 남측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압박하는 관측이 나온다. 박 의원은 "북한은 북미대화를 시작하면서 최소한 경제제재 해제 조치 일환으로 맨 먼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상징적으로 풀어달라고 요구했다"며 "그게 되지 않고 있으니까 우리 정부를 상당히 맹비난하는 것"이라고 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못 기다리겠다는 불만의 표시기도 하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특구 개발에 얼마나 지금까지 심혈을 기울여 왔으며 문제가 안 풀리는 것에 대한 격분 내지는 상실감이 얼마나 큰지 드러나는 대목"이라며 "관광사업을 대대적으로 하고 싶은데 남측이 파트너가 아니면 다른 길을 택하겠다, 독자 사업으로라도 가겠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주영 소떼 방북'으로 시작된 금강산 관광…'너절한' 남측시설 어떻길래?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아산사옥./사진=뉴스1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아산사옥./사진=뉴스1

금강산 관광은 '소떼 500마리'로부터 시작됐다. 1998년 6월 16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소떼 500마리를 이끌고 판문점을 넘었다. 이후 정 명예회장과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은 그해 10월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하며 '금강산관광 사업에 관한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를 체결했다. 1998년 11월부터 금강산관광이 시작됐고, 사업 시작 7년 만인 2005년 6월 누적 관광객이 1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2008년 7월 남한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금강산 관광길이 막혔다. 누적 방문객 200만명 돌파를 앞둔 시점이었다.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전제조건이나 대가없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금강산 관광은 중단된 상태다.
금강산 호텔 1층 로비./사진=한민선 기자
금강산 호텔 1층 로비./사진=한민선 기자

한국의 관리가 불가능해지면서 시설도 2008년 그대로다. 지난해 11월 18~19일 1박2일간 금강산 현지에서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가 개최됐을 당시 방문했던 금강산 호텔은 '호텔'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텔레비전, 에어컨, 옷장 등도 모두 낡아 있었다. 문화회관의 경우 화장실 물이 역류하는 바람에 바닥에 물이 첨벙거리기도 했다. 금강산 호텔과 문화회관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에 해당한다.

노동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한 곳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회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한국 측에서 건설한 대상들과 삼일포와 해금강, 구룡연일대다.



◇김정은 "남측과 합의해 들어내라"…대화 가능성 열렸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금강산 관광은 이대로 중단될까. 당장 금강산관광이 재개되기 어렵지만, 김 위원장이 '남측과의 합의'를 전제로 철거를 지시해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 북한이 한국 기업들이 설치한 시설물을 철거하기 위해 한국 관계자와 논의를 해야하기 때문에 북측의 대화 제의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북측과 이번 건을 놓고 협의를 진행할 경우 남북관계가 풀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통일부도 이날 금강산 관광 시설 철거와 관련해 "북측이 요청을 할 경우 우리 국민의 재산권 보호, 남북합의 정신, 또 금강산 관광 재개와 활성화 차원에서 언제든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10월 23일 (19:04)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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