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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꿈꾼 40대 금융맨…"내년 3월 진짜 조종사 제복 입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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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경 기자
  • 2019.10.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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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최용덕 에어로케이항공 상무 "금융사 실적압박 스트레스 날리려 비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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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덕 에어로케이항공 상무가 '2018 싱가포르 에어쇼'에 전시된 미국 사이테이션의 항공기 '론지튜드'의 조종석에 앉아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에어로케이항공
외국계 금융투자사에서 12년 근무하다가 마흔 넘어 돌연 늦깎이 조종사의 꿈을 이뤄가는 사람이 있다. 나이라는 장벽 때문에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열심히 준비해온 그에게 결국 기회는 왔다. 항공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에어로케이항공에서 부기장을 준비 중인 최용덕 상무(43·사진)의 이야기다.

“외국계 금융투자사에서 일하면 연봉은 지금의 4배 받을 수 있습니다. 평균 2년쯤 경쟁사로 이직할 때마다 껑충껑충 뛰니까요. 하지만 실적 압박 등 스트레스가 너무 컸습니다.”

최 상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간절히 생각났던 건 미국에서 경비행기를 렌트해 그랜드캐년을 자유롭게 비행했던 순간이다. 미국은 자가용 비행기 문화가 발달해 있어 캘리포니아의 경우 공항이 동네마다 있을 정도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최 상무는 조종사 교육용 훈련기인 ‘세스나172’와 4인승 경비행기인 ‘시러스 SR20’를 각각 시간당 130달러, 240달러에 렌트해 그랜드캐년 등에서 비행을 즐겼다고 한다.

“금융업도 하고 싶었던 일이었죠. 하지만 오래 일하다 보니 불합리한 부분도 보이고 정신적으로 지쳐 탈진상태가 됐어요.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려보니 비행할 때였죠. 그래서 비행을 취미가 아닌 업으로 삼고 살아야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최 상무가 친구 따라 첫 조종사 자격증을 딴 건 2012년. 이직할 때 생긴 3개월의 가드닝 리브(gardening leave:재취업 유보휴가) 기간에 경비행기 면허를 취득했다. 이후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조종사가 되기 위해 2016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고, 샌디에고와 마이애미에서 하루 4시간만 자며 교육을 받아 9개월 만에 사업용 면허증과 A320 기종 면허증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교육비만 2억원 가까이 들었다.

그렇게 면허만 손에 쥐면 조종사 귀하다는 우리나라에서 취업은 어렵지 않을 거라 여겼다. 귀국 후 국내에서 이용 가능한 면허로 전환하고 A320 기종이 있는 항공사를 돌아다니며 지원서를 냈다. 하지만 사실상 나이제한으로 모두 퇴짜를 맞았다.

낙담하고 있을 때 최 상무는 한때 같은 투자은행에서 근무했던 동료가 항공사 스타트업을 세웠다는 소식을 접했다. 항공료를 30% 낮춘 저비용항공사(LCC)를 사업모델로 530억원을 투자받아 2015년 출범한 에어로케이항공이다. 항공업을 위한 국제운송사업면허도 없는 스타트업이었지만 경력이 없는 최 상무에게는 시작하기 딱 좋은 회사였다.

2017년 에어로케이항공에 합류한 최 상무는 지난 2년여 동안 하늘을 나는 대신 뜀박질을 해야 했다. 에어로케이항공을 이륙시키기 위한 항공업 면허 승인부터 비행기 도입까지 준비할게 많았기 때문이다. 모든 게 처음인 그에게 매순간이 도전이었지만 조종사가 되겠다는 꿈이 그를 달리게 했다.

최 상무의 뜀박질은 에어로케이항공이 날 수 있는 양력이 됐다. 올해 3월 국제운송사업면허를 취득하는데 성공, 내년에 정식으로 A320 기종 3대를 들여올 수 있게 된 것. 에어로케이항공은 영업 2년차부터 2024년까지 매해 비행기를 4대씩 늘려갈 계획이다.

최 상무는 “비행기 1호가 내년 2월에 입고되면 3월부터 운항을 시작할 수 있다”며 “내년엔 조종사 업무로 전환해 부기장으로서 하늘을 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최용덕 에어로케이항공 상무가 '2018 싱가포르 에어쇼'에 전시된 에어버스사의 신형 항공기 A350의 조종석에 앉아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에어로케이항공
최용덕 에어로케이항공 상무가 '2018 싱가포르 에어쇼'에 전시된 에어버스사의 신형 항공기 A350의 조종석에 앉아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에어로케이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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