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자 반등' 공언한 정의선, 현대·기아차 '체질개선' 지속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김남이 기자

"V자 회복 원년을 만들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2월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던진 화두다.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현대·기아차가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으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 (235,000원 ▲4,000 +1.73%)는 올 3분기 378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 증가했다. 3분기 기아차 (110,400원 ▼1,800 -1.60%)의 영업이익도 291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148.5% 뛰었다.

현대·기아차의 실적 증가는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분기 KSDS(엔진진단신기술) 장착, 에어백 제어기 리콜 등 품질 비용이 반영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는 '세타2 GDi', '세타2 터보 GDi' 엔진 장착 차량에 대한 품질 비용 충당금으로 약 9000억원을 반영했다. 그럼에도 양사 모두 증권가 예상치 수준의 실적을 냈다.

대규모 일회성 비용 등을 감안하더라도 현대·기아차의 실적은 지난해 대비 개선됐다. 현대차는 비용을 제외하면 2개 분기 연속으로 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수익성 높은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중심의 판매와 원·달러 환율 상승, 무파업에 따른 영업일수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을 포함해 세계 자동차 수요가 약세를 보였다. 올 3분기까지 전년대비 5.6%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대차는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10만3362대(도매 기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1.6% 감소하는데 그쳤다.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도 전년대비 0.6% 늘어난 69만1151대를 기록했다.

수익성도 나아졌다. 현대차의 경우 팰리세이드·코나 등 SUV 판매 비중이 42%까지 오르고 평균판매가격(ASP)도 7% 상승했다. SUV 중심의 제품 믹스(시장·제품별 판매 비율) 개선 효과다.

기아차 SUV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텔루라이드 등 신차를 앞세운 북미와 씨드 흥행이 일고 있는 유럽에서 판매가 늘었다. 지난 8월 '셀토스' 출시로 처음 진출한 인도 시장에서는 기대를 넘어서는 8000대를 판매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을 조정한 현대·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견조하고 턴어라운드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서 "신차효과 등으로 4분기 실적은 다시 회복 궤도로 복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