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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싸이월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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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원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
  • 2019.10.2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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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

필자에게 싸이월드는 때로는 자랑스럽고, 때로는 부끄러운 단어이다. 필자가 싸이월드의 주요 창업자 중의 하나로 참여하였고 성장에 도움을 주었고, 그러나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팔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싸이월드가 꽤나 유명해졌을 때, 자랑스러웠던 반면, 싸게 팔은 것에 대한 아쉬움과 자책도 했다. 필자는 대학원 재학 시, 후배가 운영하던 피플스퀘어라는 인맥 싸이트를 투자자에게 소개하여 기업을 만들었고, 주요 주주로 참여했고, 싸이월드라는 이름도 지었으며, 전략 기획, 전략제휴, 자금 유치 등을 담당했던 상임 등기이사였다.

싸이월드는 세계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소셜미디어 서비스 였다. 3천만 가입자를 보유하였으며, 하루에 도토리 판매 액이 3억 원이 넘었다. 세계적 기술 기업인 페이스북(facebook)의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도 많은 영감을 얻은 서비스라 했다. 그러나 혁신적이고 성공했던 이 싸이트는 이제 서버 비용을 걱정해야할 정도로 몰락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안타깝고, 국가적으로도 손해라고 생각한다.

왜 싸이월드가 몰락했을까?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하게 분석하겠지만 기업의 내부에 있던 필자의 관점에서 보면, 인재의 유출이 핵심적인 요인이었던 것 같다. 통신 대기업이 싸이월드를 인수한 후, 많은 인재가 사퇴했다. 도토리, 미니홈피를 기획했던 서비스 기획 팀장, 1촌, 2촌과 도토리를 디자인 했던 디자인 팀장, 기술을 총괄했던 이사 모두 재벌그룹으로 회사가 인수되자 회사를 떠났다. 또한 벤처기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후원했던 주주그룹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인재들이 사라진 순간, 싸이월드의 서비스 혁신성은 급격히 떨어졌다.

모기업에서 파견된 경영진은 싸이월드가 가진 기술, 가입자, 비즈니스 모델이 있으면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을 주도했던 인재의 중요성은 간과했다. 그리고 벤처기업의 자율성, 권한 이양, 소셜미디어 비즈니스 모델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 인터넷 서비스를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통신 기술 전문가가 경영자로 임명되었고, 그룹의 요구에 의해 검색서비스로 주력 서비스 모델의 변경을 추진하기도 했으며, 이용자가 웹 싸이트에 머무는 시간의 중요성마저도 간과되었다. 싸이월드는 점차 인터넷기업 특유의 혁신적인 서비스와 문화가 사라지면서 통신기업의 자회사로 변화해갔다. 그리고는 페이스 북 등 경쟁자의 혁신적 서비스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몰락하고 말았다.

기업 혁신성장의 핵심은 경영진이며 인재다. 우수한 경영자와 인재가 모여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혁신적 서비스를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부는 창업과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해서 경영진과 인재보다는 제안서를 보고 지원한다. 즉 기술 개발 아이템, 창업 아이디어,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보고 지원한다. 이러한 지원은 창업과 기업성장에 인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창업아이디어나, 기술개발 아이템에 자금을 지원하기 보다는, 우수한 CEO, CFO, CMO, CTO 그리고 엔지니어를 육성하는 것이 진정한 기업의 혁신성장 역량을 강화시키는 일이다. 가끔은 수조원대의 창업 및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세금이 기업의 경영진과 인재 보다는 급조된 제안서에 지원되는 것을 볼 때, 싸이월드의 재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호서대 이종원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이종원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 / 사진제공=.
이종원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 /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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