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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던질 수 있는데…'장성규 시구'에 왜 화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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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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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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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던져서가 아니라, 시간 끌고 장난치는 듯 보여" 팬들 불만…장성규 "긴장한 나머지 다리 힘 풀려" 사과

방송인 장성규가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시구한뒤 마운드에 무릎을 꿇고 있다./사진=뉴스1
방송인 장성규가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시구한뒤 마운드에 무릎을 꿇고 있다./사진=뉴스1
방송인 장성규(37)가 마운드에 올랐다. 26일 오후 2시, 고척스카이돔서 열린 한국시리즈(KS) 4차전 경기였다.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대결, 두산은 이미 앞선 세 차례 경기서 3승을 거두고 있었다.

장성규는 붉은색 글러브를 끼고, 포수를 향해 정중히 인사했다. 그리고 관중석을 향해 세 차례 인사했다. 어깨 스트레칭도 하고, 목도 풀었다. 한숨을 크게 내쉬더니, 공을 쥐고 팔을 높이 들었다. 그리고 공을 던졌다. 방향은 포수에게로 향하지 않았다. 포수 위치에서 한참 오른쪽으로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장성규는 오른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무릎을 꿇고 주저 앉았다.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이른바 '패대기' 시구였다. 패대기를 치듯 공을 던진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를 본 야구팬들 반응은 갈렸다. 누군가는 유쾌해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불쾌해했다.

야구선수도 아닌, 방송인이 던진 시구를 두고 불편해 한 이유는 뭘까.



야구팬들이 원하는, '의미 있는 시구'




해외 파병을 간 남편이 포수로 깜짝 등장했고, 시구를 던진 아내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사진=KT위즈
해외 파병을 간 남편이 포수로 깜짝 등장했고, 시구를 던진 아내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사진=KT위즈

꽤 많은 야구팬들에게, 시구는 단순히 경기 시작 전 '공 던지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 야구란 스포츠가 극적 드라마, 긴장감, 감동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만큼 그 시작이 의미 있길 바라는 팬심이다. 그런 이유로, 연예인 또는 아이돌이 노출 심한 의상을 입고, 공을 던지는 걸 원치 않는 이들까지 있다.

올해 한국시리즈 3차전 시구자로 등장한 문채원양(14)이 그랬다. 선천성 뇌성마비인 문양은 꿈이 야구선수다. 시구를 던지고 싶은 맘이 컸고, 공모 이벤트를 통해 선정됐다. 야구를 꿈꾸는 이들에게 장애는 문제가 안 된다는, 용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한 뜻 깊은 자리였다.

2015년엔 해외 파병으로 남편을 남수단에 보낸, 아내 서가영씨의 시구가 감동을 줬다. KT위즈의 시구 행사였다. 서씨가 공을 던지자, 포수가 이를 받아들더니 마스크를 벗고 마운드를 향해 걸었다. 이를 본 서씨는 눈물을 훔치고 말았다. 공을 들고 걸어오는 이가 다름 아닌, 남편 도경원 중사였기 때문이다. 아내를 기쁘게 해주려, 15일 앞당겨 귀국한 거였다. 이는 2015년 KBO 리그 최고의 시구로 선정됐다.

2016년 KBO리그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에선 북한 목함지뢰에 부상을 당한, 김정원 중사와 하재헌 중사가 시구와 시타를 했다. 이들 장병은 2015년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 도중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를 밟아 각각 오른쪽 다리와 양쪽 다리를 잃었다. 김 중사가 공을 던졌고, 하 중사가 이를 받아쳤다. 자랑스럽고 늠름한 군인의 모습이었다.



장성규의 '시구', "못 던져서 화난 것 아냐"




못 던질 수 있는데…'장성규 시구'에 왜 화났을까

이 같은 맥락으로 살펴봤을 때, 장성규의 시구는 절대 못 던져서 논란이 된 게 아니다. 시구를 못 던진 이들은 지금껏 수도 없이 많았다. 야구팬들이 그것도 감안 안 하고 비판한 게 아니란 의미.

장성규 시구를 심기 불편하게 본 야구팬들은 "그가 장난을 치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키움 팬인 직장인 김모씨(27)는 "한국시리즈는 진지한 경기이고, 장난을 치는 자리가 아닌데 그런 것처럼 보였다"고 불쾌해했다.

실제 장성규는 마운드에 올라 꽤 시간을 끌었다. 처음엔 시구를 던지려는 듯 왼발을 높이 들었다가, 그 상태로 던지지 않고 멈춰 있다가, 엉거주춤 넘어지려는 모습을 보였다. 불필요한 자세로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었다. 두 번째 시구에서도 비슷한 자세를 취하다, 공을 엉뚱한 곳으로 던졌다. 이를 본 야구팬들이 장난치는 것처럼 느낄 수 있었단 의미다.

특히 이날 경기는 키움 팬들에겐 더없이 진지한 자리였다. 두산이 이미 3승을 거뒀고, 4차전으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상황. 결국 이날 경기에서 키움이 두산에게 졌고, 화살이 장성규에게도 돌아갔다. 당연히 장성규 때문에 진 건 아니지만, 장난스런 모습이 재차 상기됐단 의미다. 특정 시구자가 등장하면, 야구를 이기거나 진단 믿음을 가진 일부 팬들도 실제 있기 때문이다.



장성규의 '사과'




방송인 장성규가 시구를 연습하는 모습./사진=장성규 인스타그램
방송인 장성규가 시구를 연습하는 모습./사진=장성규 인스타그램

장성규는 빠르게 사과했다. 시구 하루 뒤인 27일 오후 "너무 긴장한 나머지 다리에 힘이 풀렸고, 공이 엉뚱한 곳을 향했다"고 했다. 이어 "본의 아니게 수준 낮은 시구를 선보여 힘이 빠졌을 히어로즈 선수 분들과 야구 팬분 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마음을 드린다"고 했다.

장성규는 실제 시구 전 일주일 간 연습을 했다. 그의 SNS엔 파란색 후드티와 운동복 바지를 입고, 시구 연습을 하는 모습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에서 장성규는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며칠 연습했을 뿐인데, 온몸이 아프다"며 "아무튼 패대기만 치지 말자"고 다짐했다. 시구를 잘하고 싶은 그의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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