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美금리인하 확률 94%…"동결하면 '분노발작'"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연준) 본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 /사진=AFP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9일(현지시간)부터 이틀 일정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진행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지난 7월과 9월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연방기금(FF) 금리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기준금리 인상 확률 동향인 페드워치(FedWatch)는 이날 연준이 이번 FOMC에서 현재 1.75~2.00%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확률을 94.1%로 반영했다. 동결 확률은 5.9%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금리 투자전략가 대부분이 연준이 이번 주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대신 추가 약속하는 자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이번 주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올해 세 번에 걸친 '보험성 인하'의 마지막 조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체이스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점치면서도 "(이번 FOMC 이후 발표될) 성명서가 지난 2차례 인하 때보다 다소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이 매파적인 신호보다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아예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상 타결 조짐을 보이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불확실성도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세계 경제를 짓누르던 악재가 점차 해소되고, 증시도 활황인데 굳이 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합의한 큰 부분에 서명하는 것은 아마도 예정보다 앞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다음 달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합의문에 서명할 계획이었지만, 이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지난해 9월 25%의 관세를 부과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가운데 일부를 관세 면제 품목으로 지정했다. 이날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 시한은 이달 31일에서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연장하면서 세계 경제를 위협하던 '노딜 브렉시트(아무런 합의 없는 영국의 EU 탈퇴)'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졌다. 이 같은 소식에 지난밤 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제프리스 파이낸셜의 토마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월과 9월 연준의 금리 인하를 촉발한 '글로벌 역풍'이 다소 줄었다"면서 "연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12월까지 경기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서 금리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면 시장의 '분노 발작(temper tantrum)'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 연준이 한걸음 뒤로 물러나 기존 인하 효과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