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진 태양광은 왜 탈 중국에 주목하나

OCI의 4분기 연속 적자가 현실화된 가운데 태양광 업황 둔화 우려가 커졌다. 중국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북미, 유럽의 성장이 태양광업계 실적 회복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OCI는 3분기 56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30일 공시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적자 전환했고, 전분기(-199억원) 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적자 행진이 4분기째로 늘어났다. 3분기 매출액은 6708억원으로 12%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796억원이다.


태양광셀 소재인 폴리실리콘 판매가격 하락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3분기 폴리실리콘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약 7%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OCI는 폴리실리콘 판매량을 늘렸지만 적자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한화케미칼도 고민에 빠졌다. 태양광 셀 자회사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합병을 앞둔 한화케미칼은 미국향 태양광 셀 및 모듈 판매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태양광 부문에서 400억원 이상의 흑자가 기대된다.

그러나 폴리실리콘 사업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할 전망이다. 미중 무역분쟁 수혜를 누렸는데, 양국간 화해무드가 조성돼 저가의 중국산 제품과 경쟁이 본격화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중국 시장의 부진이다. 중국 태양광협회(CPIA)에 따르면 중국 내 태양광 설치량은 2017년 53.1GW로 고점을 기록한 후 매년 줄고 있다. 올해는 30GW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태양광 발전설비가 보급 목표(1.63GW)를 초과하는 등 순항하고 있지만 세계시장에 비하면 시장 자체가 턱없이 작다. 게다가 ESS(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 화재로 국내 시장의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국내외로 악재가 겹치는 모양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중장기 전망 자체가 어둡지는 않다는 것이다. OCI는 4분기와 내년 1분기를 거치며 중국 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위기가 계속되면서 경쟁력 낮은 폴리실리콘 업체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 이외 시장의 성장도 기대된다. 유럽이 스페인 세제지원, 독일 원자력발전 중단과 태양광 보조금 상한선 철폐, 프랑스 석탄화력발전 퇴출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도 의회가 태양광 세액공제 연장을 요청한 상태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 이외 국가 비중은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7년 46%에서 2021년 74%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OCI 관계자는 "2019년 이후 수요는 비 보조금(Subsidy-free) 프로젝트가 주도하는 기존 시장 강세와 다양한 신규시장 성장으로 완만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