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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세계적 초저금리 현상, 어떻게 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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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형권 주OECD대사
  • 2019.11.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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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경제에는 이른바 뉴노멀이라 불리는 기존의 경제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많아졌다. 그중에서도 이자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정도로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것은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돈이 돈을 벌지 못한 적은 없었다. 돈을 빌려 줄 때는 이자를 받고,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믿어 왔다. 근대 이후로 은행이나 보험회사가 지금처럼 막대한 부를 축적 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이렇게 돈이 돈을 버는 원리를 잘 활용해 온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믿음을 뒤흔드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마이너스 정책금리는 2012년에 통화절상 방지 목적으로 덴마크 중앙은행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하며, 현재 유럽(ECB), 일본, 스위스 등 상당수 나라에서 중앙은행이 마이너스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그래도 이것은 주로 중앙은행과 상업은행간의 거래에 적용되는 통화정책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세계채권 거래액의 30% 정도가 마이너스 수익률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은 많은 고민과 의문이 따를 수 밖에 없는 현상이다. 물론 그렇게 거래되는 채권중에는 무위험 자산으로 간주되는 국채가 많으며, 이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10년 가까이 양적 완화를 지속하여 채권 수요를 지나치게 확대한 데 근본 이유가 있다. 하지만 마이너스 수익율이 투자자들의 거래에 의해서 나타난 시장가격이며, 만기까지 보유 할 경우 원금보다 더 적은 금액을 상환 받게 된다는 점에서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부분적이지만 덴마크, 스위스에서는 상업은행과 일반 고객간의 거래에도 마이너스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고 한다. 대출을 받으면 이자를 내지 않는 것은 물론 빌린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상환해도 되는 것이다. 또 그 정도는 아니라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 지금의 금리 수준은 역사상 최저수준(Record Low)이다.

이렇게 금리가 떨어진 것에 대해, 각국 중앙은행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정책의 산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러한 정책은 세계경제의 허약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초래되었다는 점에서 이를 보다 근본적인 새로운 경제현상으로 바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초저금리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가? OECD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의하면, 1920년대 케인스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폴란드의 경제학자 칼레츠키(Michal Kalecki, 1899~1970)는‘정부가 완전고용을 위해 불경기 때 마다 금리를 내리지만, 호경기가 와도 내린 만큼 금리를 인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금리는 계속 하락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인플레가 진정된 80년대 이후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정책금리는 계속 낮아져 왔다. 물론 칼레츠키의 주장이 앞으로도 계속 타당성을 갖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를 이렇게까지 낮출 수 있었던 이유인 저물가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지금의 초저금리가 당분간 지속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 해야 할까? 우선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진 만큼 이것이 기업과 가계의 투자와 소비 촉진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인프라 투자를 늘려서 단기적으로 부족한 수요를 보완하는 한편, 미래의 성장동력도 확충해야 할 것이다. 반면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한 낮은 금리는 은행, 연기금, 보험과 같이‘돈이 돈을 버는’원리에 입각해 온 금융회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이자 수입에 의존하는 퇴직 노년층의 생계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저금리를 모면하기 위한 자금이 부동산, 저신용채권 등과 같은 위험자산에 쏠려 버블을 초래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경제여건은 살아 있는 생물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게 마련이다. 새로운 상황이 올 때마다 기회는 살리고, 위험은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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