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급' 경찰 수소전기버스 공개한 현대차…2021년 양산

현대자동차가 31일 공개한 고속형 경찰 수소전기버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고속버스급' 경찰 수소전기버스를 31일 첫 공개했다. 기존 시내버스 기반의 저상형 경찰 수소전기버스보다 승차인원과 공간이 더 확보된 모델이다.

현대차 (250,000원 ▼2,500 -0.99%)는 이날 서울 광화문 인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고속형 경찰 수소전기버스 1대를 공개하고,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경찰청과 수소전기버스 개발 보급 확대를 위한 협약(MOU)를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민갑룡 경찰청장 △정복영 수도권대기환경청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등이 참석했다.

◇"29명 탑승에 화물공간 충분한 고속형…2021년 양산"=현대차가 첫 공개한 고속형 경찰 수소전기버스는 기존 유니버스 기반 경찰버스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운전자를 포함한 29명이 탑승 가능하다. 국내 도로 여건과 고속주행에 적합하도록 차체 바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넥쏘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 95㎾ 스택 2개가 차량에 적용됐다. 또 상용 전용 수소탱크를 차량 지붕에 장착해 충분한 화물실 용량도 갖췄다. 이에 따라 기존 경유 경찰버스와 동등한 수준의 편의성이 확보됐다.

현대자동차가 31일 공개한 고속형 경찰 수소전기버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고속형 경찰 수소전기버스 2대를 경찰청에 제공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말까지 경찰청과 공동으로 실증 사업을 진행한 뒤 2021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실증 사업을 통해 확보할 차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양산 이전까지 성능 개선 작업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도심 속 대기 시간이 많은 경찰버스의 특성을 고려해 최고의 경찰버스를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전기버스, 공회전 많은 경찰버스에 최적"=이날 행사에선 현대차가 경찰청에 이번에 공급한 저상형 경찰 수소전기버스와 기존 경유 경찰버스도 함께 전시됐다. 저상형 경찰 수소전기버스 2대는 이날부터 광화문과 여의도에 각각 배치된다.

저상형 경찰 수소전기버스는 기존 시내버스 차량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해 운전자 포함 21인승으로 개발됐다. 해당 버스에도 넥쏘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 95㎾ 스택 2개가 적용됐다.

경찰버스는 냉난방 등의 이유로 정차 중 공회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친환경 버스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러면서 수소전기버스는 유해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공기정화 효과까지 있어 친환경에 가장 부합하는 이동수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수소전기버스 1대가 1km를 달리면 4.863㎏의 공기 정화가 가능하다. 수소전기버스가 연간 8만6000㎞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총 41만8218㎏의 공기 정화가 가능한 셈이다. 이는 몸무게 65㎏ 기준 성인 약 76명이 1년 동안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양에 해당된다.

경찰버스는 도심 도로변 대기 시간이 많아 공기 정화효과가 더 클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같은 도심이더라도 도로에 가까울수록 미세먼지 입자 수가 최대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전기버스는 미세먼지 저감뿐 아니라 차량 진동이 적어 탑승자의 피로도가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서 열린 경찰 수소버스 시승식 및 업무 협약식에 참석해 운용계획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2028년까지 802대 경찰버스 모두 수소전기버스로"=현대차는 이날 산업부, 환경부, 경찰청과 함께 '경찰 수소버스 확산을 위한 상호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협약에 따르면 경찰청은 2020년까지 경찰 수소버스 실증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고 2021년 이후 모든 경찰버스의 수소버스 전환을 위해 노력키로 했다. 산업부는 경찰 수소버스의 확산을 위한 개발 및 실증, 생산을 지원하고 협력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경찰 수소버스가 원활히 운행되도록 수소충전소 보급과 연계 지원을 담당하고, 현대차는 차량 개발 및 실증, 생산 등을 차질 없이 추진키로 했다.

앞으로 정부는 2028년까지 경찰버스 802대를 수소전기버스로 교체할 계획이다. 2021년부터 경유 경찰버스가 순차적으로 무공해 수소전기버스로 대체되는 것이다.

수소전기버스 전체 대수와 인프라 확대에도 나선다. 정부는 수소전기버스를 2022년까지 2000대, 2030년까지 2만대, 2040년까지 4만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또 수소전기버스 차고지에 최소 60기의 버스전용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것을 포함해 총 310기의 수소충전소를 2022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승용 부문에서 구축한 수소전기차 글로벌 리더십을 상용 부문으로 확대하고자 국내·외에서 수소 모빌리티 사업을 전개한다.

2025년까지 스위스에 단계적으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1600대를 공급하는 등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북미에선 미국 커민스사(社)와 손잡고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기반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공동 개발해 현지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가 31일 공개한 고속형 경찰 수소전기버스. /사진제공=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