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기자수첩]물가 올리기만 하면 될까

머니투데이
  • 한고은 기자
  • 2019.11.01 04:3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물가가 난리다. 'D(디플레이션)의 공포'라는 말이 일상어가 됐고,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숫자로 보이는 물가는 확실히 낮다. 낮은 물가가 문제라면, 답은 물가를 올리는 것일까.

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이 생긴다. 먼저 저물가의 원인이다.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2017년 실업률이 낮음(경기호황)에도 물가 상승률이 낮은 상태로 제자리걸음하자 '미스터리'라고 했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뿐 아니라 주요국 대부분이 겪는 문제다.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 간 역의 관계를 나타내는 필립스 곡선이 무너졌다는 주장이 나온 지 오래다.

한국은 좀 더 복잡하다. 정부가 가격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관리물가 때문이다. 학교납입금이나 병원진료비가 대표적이다. 정부가 복지정책을 확대하면 물가상승률은 하향 압력을 받는다. 한은이 '물가상승률이 낮지만 낮은 게 아니다'라고 했던 이유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물가상승률은 반등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고 분석했는데 그 원인을 복지정책 확대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금리를 낮추면 물가가 상승한다는 기존의 상식도 도전받고 있다. 물가를 결정하는 경제 구조가 변했기 때문이다. 이에 미 연준은 지난해부터 통화정책 체계와 수단, 커뮤니케이션 방법 등 정책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지난 8월 전세계 중앙은행 관계자들을 불러모아 새로운 정책환경에 통화정책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포럼을 열기도 했다. 그만큼 통화정책을 둘러싼 여건이 많이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유례없던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에 많은 걱정이 따른다. 농축산물 가격이 급변동하고 복지제도가 급격히 확충되는 것 외에 수요위축 역시 뚜렷해 'D의 공포'도 아예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고민은 한 발 더 나가야 한다. 달라지는 물가결정 구조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관리물가가 착시효과를 일으킨다면 새로운 물가지표를 개발할 필요성은 없는지, 또 연준처럼 우리 현실에 맞게 통화정책 체계에 변화를 줄 필요는 없는지 따져볼 때다.
[기자수첩]물가 올리기만 하면 될까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오늘의 꿀팁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네이버 법률판 구독신청
제 15회 경제신춘문예 공모
블록체인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