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회동 불발 '시진핑-트럼프' 마카오? 브라질?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오사카(일본)=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6.29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취소 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단계 무역협정'을 어디서 체결할지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달 15~17일 개최예정이었던 APEC정상회의에서 무역협상에 대한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APEC정상회의 개최를 취소하면서 미국과 중국은 합의문에 서명할 장소를 다시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다음달 시 주석이 브라질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 곳이 실현가능한 장소가 될 수 있다고 31일 보도했다. 팡중잉 중국해양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중미 긴장관계 상황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을 중국 현지에서 만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 수석을 만나는 것을 열망한다면 브라질이 실현 가능한 장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이외에도 다양한 국가가 서명장소로 거론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APEC 정상회의 대신 알래스카나 하와이 같은 미국령 도시를 회담 장소로 제안할 것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마카오로 대체 회담 장소로 미국에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칠레의 APEC 개최 철회는 양국의 무역협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주 금요일에 중국과 미국의 협상가들이 전화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밝혔다. 칠레에서 양국 대통령의 만남이 무산됐지만 회담은 여전히 궤도에 머물러 있다고도 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두나라의 긴밀한 소통과 협상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입장은 칠레가 APEC 개최를 철회한 지 몇시간 지나지 않아 긴급하게 나온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APEC 개최 철회로 양국이 무역협정을 서둘러 체결해야하는 압력이 완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인홍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서면합의를 마무리하기에는 일정이 다소 빡빡했다"며 "양국의 협상가들이 더 나은 협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고 말했다.

양국이 정상회담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류웨이둥은 "중국은 이 문제가 양자 정상회담을 즉각 개최해야 한다는 절박함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양측은 1단계 계약을 원하고 있으며, 중국은 류허와 미국 대표들이 먼저 서명하도록 하는 등 대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