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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강성 vs 실리, 주목받는 현대중공업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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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정준 기자
  • 2019.11.0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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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상)은 올해도 해를 넘길 것 같네요"

대우조선해양 (26,050원 상승500 -1.9%) 임단협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난 1일, 현대중공업 관계자의 발언이다. 노조의 '총선' 격인 집행부 선거가 이달 말 예정돼 그렇지 않아도 난항을 겪는 교섭이 탄력을 받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3대 조선사 중 현대중공업만 임단협 단추를 채우지 못한 채 연말을 맞게 됐다.

올해 선거는 '강성'대 '실리'의 대결이다. 강성 집행부는 6년간 철옹성이었다. 불황을 타고 구조조정과 회사분할 등 '투쟁 동력'이 발생하며 강성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2년 임기 집행부는 3연속 강성이 선출됐고 19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뤄냈던 현대중공업은 6년 연속 파업으로 돌아섰다.

그랬던 노조에 올해 선거를 앞두고 '실리'의 목소리가 나온 배경은 조합원 피로감 누적이다. 지난 5월 최고조로 치달은 대우조선 합병 반대 투쟁이 상징적 사례다. 과격한 '울산 농성전'을 벌이고 여론 질타를 받았지만 정작 합병을 향한 시계추를 돌리지 못했다. 애초에 국가 차원에서 추진된 합병 화살을 사측으로 돌리는 건 어려워 보였다. 얻은 것 없이 장기 투쟁에 동원된 조합원들의 피로감만 쌓였다.

파업 남발은 노조 재정 고갈로 연결됐다. 파업을 벌이면 참여 조합원에게 파업 수행금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집행부는 조합비 인상을 결정했지만 현장 조직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얻는 것 없는 투쟁을 위해 돈을 내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이유다.

강성은 '극 강성'을 낳았다. 일부 조합원이 파업 과정에서 미참여 조합원을 폭행하고 회사 기물을 부쉈다. 강성 집행부조차 공포감을 조성한 극 강성을 통제하지 못할 정도였다. 어느 쪽이든 극단은 혐오를 낳는다. 최근 크고 작은 파업의 조합원 참여율은 10% 수준이었다고 한다.

선거 탓에 임단협 연내 타결이 힘들어진 것은 어쩌면 부차적 문제다. 6년 만에 '실리'에 힘이 실린 것이 중요하다. 동종업계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6,690원 상승90 -1.3%) 노사가 일찌감치 임단협에 중지를 모으고 울산 이웃인 현대차 (123,500원 상승1000 -0.8%)조차 8년 만에 임단협을 무분규로 매듭지은 것도 불황에는 실리가 모두를 살리는 가치라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된 덕이다. 이달 말, 현대중공업 노조의 선택은 강성과 실리 어느 쪽일까.
[기자수첩]강성 vs 실리, 주목받는 현대중공업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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