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원 요금' 강조하는 리브M…미리 써봤더니…

KB국민은행의 MVNO(알뜰폰) '리브M'이 4일부터 일반 고객 신청을 받는다. LTE(롱텀에볼루션) '최저 0원'의 파격 요금제로 소비자와 업계의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사전 테스트에 참여한 내부 직원들은 "서비스 품질은 안정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대 관심사인 요금할인 폭은 'KB 충성고객'에 쏠렸다는 평가다.

리브M 유심/사진제공=KB국민은행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 리브M 서비스를 공개한 후 1주일 간 직원 대상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다. 사전 서비스에 대한 사내 관심도 뜨거워 신청자가 몰리면서, 본부 부서마다 1명 내외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브M 전용 모바일웹을 통해 24시간 가입할 수 있다. 단 국민은행 입출금 계좌와 본인 인증을 위한 신용카드(카드사 무관)가 필요하다. 오후 2시 이전 가입하면 영업일 기준 다음 날, 오후 2시 이후 가입자는 이틀 후 리브M 유심이 등록 주소로 배송된다. 유심 비용은 한 회선당 최초 1회(1회선당)에 한해 무료다. 두 번째부터는 7700원을 내야 한다.

현재 유심은 리브M BI(브랜드이미지)로 디자인됐지만, 시장에선 국민은행 모델인 BTS(방탄소년단) 이미지가 더해질지 기대하고 있다. BTS의 브랜드 파워를 고려하면, 리브M 초기 흥행에 파급력이 클 것이란 관측이다. 구체적 활용 범위는 국민은행과 매니지먼트사 간 논의가 필요하지만, BTS의 리브M 광고는 사실상 확정됐다.

◇"LG유플러스 휴대폰과 '차이 못 느껴'"=개통은 콜센터에서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리브M 전용 콜센터를 마련하고, 통신업 경력이 있는 인력을 중심으로 상담 인력을 꾸렸다. 현재는 평일 영업시간 콜센터를 통한 개통만 가능하지만, 국민은행은 연내 모바일웹을 통한 '셀프개통'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모바일 플랫폼 '리브' 모델로 활동중인 방탄소년단(BTS)/사진제공=KB국민은행

통화와 데이터 품질은 안정적이란 평가다. 사전 서비스에 참여한 국민은행 직원은 "기존에도 LG 유플러스를 이용해 왔는데, 리브M도 LG유플러스 망을 임대했기 때문인지 통화와 데이터 품질 면에선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며 "콜센터를 통한 개통 과정도 일사천리였다"고 말했다.

다만 시범 서비스는 LTE만 대상이었다. 대부분 직원이 5G 단말기를 보유하지 않아서였다. 5G 서비스 자체가 초기 단계인 만큼, 리브M의 5G 품질 역시 검증이 더 필요해 보인다. 또 서비스 초기 예상보다 많은 고객이 몰리면 개통 작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았다. 다른 직원은 "휴대폰은 잠시라도 불통이면 불안한 필수품인데, 콜센터 인력 제한으로 개통이 오래 걸릴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LTE 요금 '더 싸지는 않아'…KB 거래 많아야 할인 체감=최대 관심사인 요금제는 KB금융그룹 거래가 많은 '충성고객'에 유리하게 짜였다는 평가다. 5G '스페셜'(기본 데이터 180GB) 요금제 기본요금이 월 6만6000원, '라이트'(9GB)가 월 4만4000원으로 이통3사 대비 조금 싼 편이다. LTE 요금제는 데이터 양에 따라 기본요금이 월 2만86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이통3사와 엇비슷하다.

여기에 △국민은행 계좌로 급여 또는 4대연금 이체(5500원) △아파트관리비 자동이체(5500원) △KB국민카드 결제실적(2200원) △KB금융 회원등급별(2200∼5500원) △주요 제휴기관(5500원) 등의 할인 △최대 3명 친구 할인(6600원) △제휴카드(1만5000원)등이 적용돼 5G 라이트 요금제 고객은 최저 월 7000원, 데이터를 덜 쓰는 LTE 요금제 고객은 공짜로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통3사가 아닌 기존 알뜰폰 사업자 요금제(LTE 기준)와 비교하면 가격 메리트가 줄어든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10GB 이상 LTE 요금제 중 3만원대 기본요금에 카드제휴로 실사용요금 2만원대가 가능한 알뜰폰 상품이 있어 리브M LTE는 '더 싸다'는 느낌은 아니"라고 말했다.

급여·연금·아파트관리비 이체나 카드 사용실적 등 할인혜택 조건도 기존에 국민은행 또는 국민카드를 주로 이용하던 고객에만 유리하다는 평가다. 리브M은 KB금융 거래 실적이 부족한 고객을 위해 개통 후 6개월 간 월 1만3200원의 '기본할인'을 주는 프로모션을 계획했지만, 한시적 혜택인 게 약점이다.

◇"리브M FAQ 전직원 배포"=국민은행 내부에서도 리브M 출시를 앞두고 긴장한 표정이다. 리브M 관련 FAQ(자주 묻는 질의·응답)을 전 직원에 배포하는 등 서비스의 안정적 개시를 위한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한 직원은 "은행원들은 통신 서비스 경험이 전혀 없지만, 리브M 출시 초기에는 고객 문의가 지점 창구에도 쏟아질 수 있는 만큼 직원마다 상품 구조 등을 공부하는 등 긴장감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