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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디지털세, 새로운 무역전쟁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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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2019.11.0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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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간의 새로운 무역전쟁이 시작될 것인가.

미국이 유럽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가 불법 보조금을 받아 라이벌인 보잉의 수출에 지장을 줬다며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했고 최근 승소한 것이 하나의 사례다. 게다가 미국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수입품에 75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했다. EU도 지지 않고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런 미국과 EU의 대결은 일시적 갈등인가 아니면 무역전쟁으로 확전될 것인가.
유럽에서 논의돼 온 ‘디지털세’ 역시 새로운 무역전쟁을 암시하는 또 하나의 징후다. 올 7월 프랑스 상원은 글로벌 IT 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최종적으로 통과시켰고 마크롱 대통령이 서명했다.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 등 IT(정보통신) 대기업에 대한 디지털세 부과가 프랑스에서 현실화된 것이다. 연간 전 세계 매출 7억5000만 유로 이상, 프랑스 매출 2500만 유로를 초과한 IT 기업에 대해 영업매출의 3%를 과세하는 게 법안의 핵심 내용이다.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중개 수수료, 타깃 광고 및 데이터 판매에 따른 수익이 과세대상이다.

현재 세법 규정에서는 물리적 존재인 ‘고정사업장(permanent establishment)’을 기준으로 과세관할권과 과세대상 소득의 범위를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세는 기업이 제공하는 디지털 서비스를 기준으로 한 새로운 과세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실제 기업 간 경쟁도 범용화된 디지털 플랫폼 선점에 초점을 두는 등 과거의 ‘목 좋은 위치’ 선점을 위한 경쟁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런 만큼 디지털세는 아날로그 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 변화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합리적 과세방안이 적용된 것으로 여겨진다.

필자는 최근 발표한 ‘한 권으로 먼저 보는 2020년 경제전망’을 통해 디지털세를 내년 세계 경제의 주요 이슈로 꼽았다. 새로운 무역전쟁의 예고편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USTR(무역대표부)는 프랑스의 디지털세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고 이는 프랑스를 대상으로 보복 관세 또는 무역제한 조치의 명분을 찾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판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프랑스가 우리의 위대한 IT 기업들에 디지털세를 부과했다”며 “마크롱의 어리석음에 대해 조만간 대규모 보복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이른바 ‘와인세’로 보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세 도입은 사실상 EU 차원에서 유럽 주요국들의 공론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유럽 무역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기업들도 디지털세에 따른 새로운 무역전쟁의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 한국도 IT 강국인 만큼 해외에 공급하는 △앱 △게임 △클라우드 컴퓨팅 △온라인 광고료·구독료 △데이터 판매료 △중개용역 △소셜 미디어 플랫폼 △검색엔진 △온라인 마켓 등 여러 비즈니스에 걸쳐 주요국의 디지털세 논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라인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다국적 제조기업도 디지털세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논리 아래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 등도 과세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조세부담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무역전쟁 등으로 확산되면 디지털 서비스 수출의 경로가 취약해질 우려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제도적 혹은 외교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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