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갈등→日제조업 몰락...7년래 최악의 실적하향

/사진=로이터통신.

무역전쟁, 엔고현상, 한국과의 경제분쟁 등 각종 악재에 둘러싸인 일본 제조업이 무너지고 있다. 아직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이 3%에 불과한데도 하향조정한 실적 규모가 전년도를 뛰어넘어 7년만의 최악을 나타냈다.

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지난 1일까지 2020회계연도(2019년 4월 1일~2020년 3월31일) 실적발표를 마친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총 125개 제조업체들이 1조엔(약 11조원) 규모의 실적 하향조정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체 기업의 3%에 불과한데 벌써 실적 하향조정 규모가 전년 8325억엔을 제치고 7년만에 최악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2012년엔 2조2100억엔(약 24조원) 규모였다.

2020회계연도 실적을 상향조정한 제조업체는 46곳, 2729억엔에 그쳤다.

닛케이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해외 자동차 판매 침체와 투자 수요 둔화, 엔화 강세 현상 등 기업들이 '삼중고'에 시달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간 경제분쟁까지 번지면서 일본 경제에 짐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타격이 큰건 일본 자동차업계다. 마쓰다자동차는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시장은 여전히 어렵고 불투명한 상태이며, 미국도 대량판매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으로 고전했다"고 했다. 마쓰다는 판매부진에 엔고까지 겹치면서 이번연도 전망치(800억엔)를 절반 가까이 낮춘 430억엔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스즈키 자동차는 인도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을 이유로, 상용차 메이커 히노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부진으로 실적을 하향조정했다.

기업들이 투자 대신 현금을 쟁여두며 몸사리기에 나선 것도 제조업체들에겐 타격이 됐다. 이로인해 미쓰비시전기는 공장 자동화 장비 판매가 부진했고, 건설장비 제조업체 고마츠는 중국내 인프라 건설 등 수요 부족으로 판매가 예상치 못한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엔고 현상과 한일 경제 갈등 등의 요인으로 인해 스미토모화학 등은 경기가 향후 더 나빠진다는 것을 전제로 실적 전망을 낮추기도 했다.

일본 제조업은 줄줄이 하락세지만 전체로 확장하면 IT(정보기술)과 서비스 등 비제조업은 실적 호조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일본 기업 전체의 이번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 정도 늘어날 것으로 닛케이는 예상했다. 3분기만의 이익 증가세다.

하지만 닛케이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햐항조정이 가속화하면 투자자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