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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법꼭]"'신뢰 가는' 가사도우미 원해요"…애타는 '530만' 맞벌이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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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광 기자
  • 2019.11.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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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가사근로자법, 가사도우미·맞벌이 부부·경영계 "절실" 한 목소리…국회 '나몰라라'

[편집자주] 30%를 밑도는 역대 최저 수준의 법안처리율, 정당도 조장하는 보여주기식 법안 건수 경쟁. 내년 총선까지 약 5개월 임기를 남긴 20대 국회가 법안을 대하는 현실이다. 대통령이 수없이 호소하고, 기업인들이 사정을 해도 중요 경제·산업·민생·혁신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다. 20대 국회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 법안만은 꼭 처리하길 바라며 우리 국민들 삶에 당장 필요한 법안들을 머니투데이 더300(the)이 다시 소환했다. 이 법안만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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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모두가 원한다. 법적 근로자로 인정 받으려는 가사도우미도, 혁신 산업 발굴에 사활을 건 경영계도 한 목소리다. 특히 ‘신뢰 가는’ 가사도우미를 구하지 못해 직장에 이어 집안 노동에 시달리는 530만 맞벌이 부부들은 애를 태운다. ‘탄력근로제’ 확대 등 굵직한 현안 협상과 정쟁에만 열을 올리는 국회만 예외다.

#'맞벌이 부부'의 구세주=가사근로자법(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은 개인간 거래되던 가사서비스업을 엄연한 혁신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가 2017년 12월 법안을 만들어 국회로 보냈다.

법안에 따르면 가사서비스 제공기관 인증 제도가 도입된다. 가사도우미를 유급으로 고용해 각 가정에 가사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대상이다. 지인이나 영세업체 등을 통한 알선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 인증 기관이 적접 고용한 근로자를 제공받는다.

또 인증 기관에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손해 등에 대한 배상 수단을 갖추도록 의무화했다. 가사서비스의 내용, 이용요금 등도 공개해야 한다. 인증 요건에 맞지 않거나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 고용노동부는 시정명령을 거쳐 인증 취소도 할 수 있다.

직장 업무와 가사일로 이중고를 겪는 530만 맞벌이 부부들은 반긴다. 가사서비스는 통상 소비자 부재 시 각 가정에서 이뤄진다는 특수성을 가진다.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에 나서지 않는다. 가족에게 직접 피해를 미치는 각종 범죄 우려도 이같은 구매 성향을 부추긴다.

통계청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2016년 국내 맞벌이 가구수는 533만명으로 전년(521만명) 대비 11만명 증가했다. 2016년 맞벌이 가구 비율은 45.5%로 절반 수준에 육박한다.

또 여성들의 경제 참여율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작성한 ‘가사서비스산업 선진화’ 리포트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여성 15~64세의 경제 활동참가율은 59%로 전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5개국 중 31위에 올랐다. 독일(74%), 영국(73.6%)은 물론 일본(69.4%)과 비교해도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대한상의는 해당 리포트에서 “가사서비스의 질 개선을 통해 여성이 안심하고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며 “양질의 가사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산업의 탄생…'가사서비스 플랫폼' 사업=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계를 중심으로 한 경영계도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가사서비스업이 제도화되면 ‘O2O’(online to offline) 등 플랫폼 기술과 결합해 또 하나의 혁신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올해 7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를 방문해 가사근로자법 등에 대한 처리를 호소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불법파견에 대한 리스크(위험) 해소도 법의 필요성을 높인다. 각 가정에 배치된 가사도우미가 집안일 외 새로운 사업에 투입되지 않는다면 가사서비스 플랫폼 사업이 불법파견으로 해석될 여지가 현저히 적다는 게 고용부 입장이지만 스타트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특히 최근 승차 호출 서비스업체 ‘타다’에 대한 검찰의 기소 방침은 이들의 불안감을 키운다. 법이 없으면 정부의 유권해석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사근로자법은 인증기관이 유급 근로자를 통해 가사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명시해 이같은 불확실성을 제거했다.

가사서비스 플랫폼 ‘대리주부’를 운영하는 홈스토리생활의 이봉재 부사장은 4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현행법상으로는 불법파견 우려에서 100% 벗어났다고 확신할 수 없다”며 “법 제정이 절실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막대한 자금으로 가사 전문 인력을 고용하는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고 일반 소비자들은 가사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웠다”며 “(법이 통과되면) 신뢰성 높고 전문화된 인력을 제공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가사도우미 "이젠 우리도 근로자"=가사근로자들은 이른바 ‘유령 근로자’에서 벗어난다는 기대감에 들떠있다. 가사근로자들은 각 가정에서 노동의 대가로 급여를 받고 있으나, 이들을 보호하거나 규정하는 법적 근거는 없다.

근로기준법 11조(적용범위)에는 이 법이 상시 5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나 가사 사용인 등에 대해선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돼있다. 이른바 ‘특고’(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범위를 규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에도 가사근로자는 언급되지 않는다.

가사근로자법은 업체가 △가사서비스의 종류 △제공시간 △가사근로자의 휴게시간 △서비스 이용요금 등이 포함된 계약을 가사근로자와 서면으로 하도록 명시했다. 소비자에게 이용 계약에서 정한 사항 외 업무 요구를 못하도록 의무화했다.

근로 시간 등이 명확하지 않은 업계 특수성도 반영했다. 근로기준법에 준하는 수준의 유급휴일 및 연차 유급휴가 등을 가사근로자에게 주되, 구체적인 일수는 가사근로자가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했다. 입주 가사근로자의 경우 기숙 공간과 식사 제공, 연속 휴게시간 보장 등을 이용 계약에 반영하도록 했다.

처벌 수위도 높다. 유급휴일과 연차 유급휴가 규정을 위반한 사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서면 계약 위반 시에는 500만원 이하 벌금을 매기도록 했다. 사실상 근로기준법과 유사한 수준의 처벌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문제는 국회…'탄력근로제 확대' 등 쟁점 현안에 '유탄'=정부 입법 2년이 다 되도록 환노위는 구체적인 논의조차 진행하지 못한 상황이다. 가사근로자법은 올해 3월 고용노동소위에 상정된 후 탄력근로제 확대나 미세먼지 대책 등 주요 현안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쟁점 법안인 만큼 조속히 처리하자는 입장인 반면 자유한국당은 탄력근로제 등 주요 현안 처리가 우선이라고 맞선다. 결국 양 당의 미온적 태도가 민생 법안 처리를 가로막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환노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한정애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가사근로자법은 근로자 보호는 물론 신산업 육성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며 “기존 가사근로 형태를 허용하면서 (가사서비스 플랫폼 사업 등을) 선택적으로 도입하는 것으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간사 임이자 의원은 “가사근로자법보다 기업과 근로자를 위한 탄력근로제 확대 등 유연근로제 관련 협상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형수 민주당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의원도 각각 2017년 6월, 9월 이같은 취지의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고 관련 법안은 환노위에 계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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