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까지 버티길 잘했다"…서수남·김영옥·박막례의 노년 예찬

배우 김영옥(왼쪽)과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사진=머니투데이DB

"7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할 일이 아직 남아 못 간다고 전해라~"(가수 이애란 '백세인생' 中)


'인생은 70부터'라 했다. 요즘 노년층은 20·30대 젊은이들 못지않은 활동력과 열정을 보이고 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들을 가리키는 '노노(NO-老)족'이란 말도 생겨났다. '노'(No)와 '노'(老)를 합성해 만든 말로, 늙지 않는 노인 또는 늙었지만 젊게 사는 노인을 지칭하는 말이다. 건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젊은이 못지않은 활동력을 보이는 60·70대 노인을 가리킬 때 쓰인다. 노노족은 여행과 취미 활동을 즐기는 데 적극적이며, 대개 노후 준비가 잘되어 있어 경제적으로 비교적 자유롭다.

60·7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가수 서수남도 '노노족'이다. 1943년생으로 올해 나이 77세인 서수남은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요즘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좋은 나이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여행도 많이 다니고 취미로 사진도 찍는다. 기타를 들던 손으로 이제는 카메라를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년기가 되면 굉장히 쓸쓸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50대나 60대보다 훨씬 좋다. 다른 사람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는 나이다. 그게 노년의 축복"이라고 덧붙였다.


'최고령 여배우'라는 수식어를 얻는 김영옥도 '아침마당'에서 "난 아직 어리다"면서 "고령이 부끄러운 것은 아니다. 묵은 김치도 쓸 데가 많고 맛있다. 그런 연기자로 현존해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전했다. 1937년생인 김영옥은 올해 한국 나이로 83세다.

한국 나이로 올해 63세인 노사연은 한 방송에서 "나이 드는 것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나이 들수록 더 멋져진다. 몸이 힘든 것 빼고 다른 건 너무 편하다. 억지로 힘줘서 했던 것들을 조금 더 편안하게 볼 수 있게 됐다"고 고백했다.

손녀딸과 유튜브 덕분에 인생이 빈대떡 뒤집듯 뒤집혔다는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도 대표적인 '노노족'으로 꼽힌다. 박막례 할머니는 손녀딸인 김유라씨와 함께 유튜브에서 '박막례 할머니 코리아 그랜마(Korea Grandma)'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만 112만명에 달한다. 피차이 구글 CEO와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를 직접 만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인생은 70부터다. 나이 먹었다고 주저 말고 뭐든 다 해봐야 한다. 나이 많은 사람들도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걸 직접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막례 할머니는 "서른 언저리에 서니 어떤 예감이 몰려온다. 더 이상 내 인생에 반전 같은 건 없을 거라는 불길한 예감, 대개 '기회'란 20대에게나 주어지는 카드 같아서"라는 손녀딸의 말에 일침을 놓기도 했다. "염병하네. 70대까지 버텨보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