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관심 크게 떨어져…대화국면 유지용 협상할 것"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사진=세종연구소

대북 문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심이 크게 떨어져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비핵화 성과보다는 대화 국면 지속을 위한 협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6일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 발제에서 “미국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 이상 실무협상을 협상 국면을 계속 끌고 가기 위한 정도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우 센터장은 “지난해 6.12 싱가포르 회담 이후 형성된 균형점은 현재의 상황이 어느 쪽으로도 움직이기 힘든 상태로 고착됐다”며 “비관적이게도 현재의 균형점이 움직일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유일한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결정이지만, 현재의 균형점을 지속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정치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측면에서 그의 대북 문제에 대한 관심은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무협상서 최종상태 합의 어려워, 향후 협상전망도 어둡다”


우 센터장은 지난달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것은 ‘비핵화의 최종상태(End state)’를 놓고 양측의 논의에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 단계에서 실무협상의 진전이 어려운 이유는 미국이 이야기하는 비핵화 최종상태에 대해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 협상의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은 이유도 최종상태에 대한 합의가 실무협상에서 도출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협상 과정을 잘 아는 인사에 따르면 이번에 북측은 미국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세로 임했다고 한다. 항간의 예상과는 다르게 체제안전이나 안전보장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제재완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미국은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4가지 사안에 대해 동시적으로 진전시키는 방안을 북한에 설명했다고 알려졌다. 북한이 원하는 새로운 방법이 제재완화와 관련한 것이었다면 그것은 선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얘기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美, 비핵화 최종상태 합의해야 유연성 발휘”

우 센터장은 “미국이 이야기한 창조적 해법은 북한이 비핵화의 최종상태에 대해 합의하게 되면 그 최종 목적지에 이르는 로드맵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많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부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최종상태에 합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북한은 미국의 선제적인 제재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함으로써 하노이 때와 마찬가지로 양국 간에는 서로간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근본적으로 문제 삼는 부분은 북한의 협상대표가 제재완화를 얻어내야 한다는 임무 외에는 어떠한 협상 권한도 부여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는 것”이라며 “목적지, 즉 비핵화의 최종상태를 이야기 할 수 있는 권한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우 센터장은 현재로선 3차 북미정상회담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점진적 진전은 큰 의미가 없다. 큰 진전이 담보되지 않는 회담은 그에게 정치적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했다.